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지구환경과 원자력 발전

우리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는 석탄ㆍ석유 같은 화석연료나 원자력과 같은 첨단 에너지에서 얻을 수 있고 태양광이나 풍력ㆍ수력 또는 조력에서도 얻을 수 있다. 특정 에너지 분야에 대한 이해관계를 떠나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면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보다는 태양광과 풍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다는 결론에 대체적으로 이르게 된다. 또한 원자력이 환경에 주는 부담이 풍력이나 태양광보다 오히려 더 적다는 결론에 놀라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온실가스 배출 줄일 현실적 대안 교토 의정서에 따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의무를 우리나라는 아직 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10년대에 구축될 새로운 감축 프레임에서는 감축의무를 지는 나라로 분류될 게 확실시된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영향을 비용으로 환산해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탄소세 등의 제도가 수년 후에는 도입될 것이다. 그러면 화석연료 이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사실상 환경영향이 없는 원자력발전이 우리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게 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필자 또한 이러한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데 찬성한다. 그러나 태양광이나 풍력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때에 원하는 양의 에너지를 공급해주지 못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획기적인 기술혁신이 없다면 태양광이나 풍력을 원자력이나 다른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전기사업자에게 일정량 이상의 태양광과 풍력발전 의무를 지우고 한전이 가격을 높게 책정해 생산한 전기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줘도 앞으로 10년 뒤 우리나라 전력시장에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비중은 7~8%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풍력과 태양광 등의 장점은 실제 이상으로 과장되게 알려져 있다. 교토 의정서에서 정한 온실가스방출 저감목표를 원자력발전 없이 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원자력발전으로 대부분의 전기를 얻는 프랑스만이 선진국 중 유일하게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본 전력업계는 2010년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지난 90년 대비 20% 줄어든 1kWh당 0.34㎏ 이하로 낮추려 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정부가 정한 2017년도 방출량 목표는 일본 전력업계의 2010년도 목표보다 다소 도전적이지 못하다.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발전뿐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20년 내지 50년 후에는 바닷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로 사용함으로써 지구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본다. 지금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방식이 널리 쓰이지만 대부분의 전기를 화석연료에서 얻어 수소를 얻는다면 온실가스 감축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수소에너지 위한 원자로 개발을 물론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얻은 전기로 수소를 얻을 수도 있지만 태양광이나 풍력이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현실성이 없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이 수소에너지 시대를 견인해나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이다. 지금의 원자로는 대부분 전력생산 전용이기 때문에 바닷물을 직접 분해해 수소를 얻는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하는 데 여러 나라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물론 중국도 신형 원자로를 건설해 시험하고 있는 만큼 우리 학계와 산업계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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