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역사속 전사들 승리 비결은 강철 정신력

'전사들' 프랭크 맥린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br>"인내심·스트레스 대처능력·언변등이 이기는 기술"<br>스파르타쿠스·이에야스·나폴레옹등 공통점 찾아내



▦1593년 6월 5일. 경상도 수사 원균이 웅천에 있는 적들이 감동포로 들어올지 모른다고 하여 함께 물리치자고 공문을 보내왔다. 흉계가 실로 가소로웠다. ▦6월 20일 새벽 2시쯤 원수사가 공문을 보내와 내일 적을 치자고 하였다. 원 수사의 시기와 흉모는 도저히 형언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화답은 하지 않고 단지 네 고을의 군량에 관해서만 알려주었다. 임진왜란이 터진지 1년이 되던 해 이순신 장군이 당시의 심정을 기록한 난중일기의 한 대목이다. 26전 26승이라는 놀라운 전적을 세우며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지만 원균을 비롯해 주변의 시기와 음모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지형까지도 이용할 만큼 철저하게 대비하고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지략을 세우는 것이 전부였다. 세계사에 기록된 전사들은 험난한 주변의 위기를 이겨내고 승리를 쟁취한 영웅들이다. 그들의 승리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영국 BBC에서 방영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저자는 그 비결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답한다. 로마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16세기 남미의 아스텍 제국을 정복한 코르테스, 일본 에도 막부의 첫 쇼군(將軍) 도쿠가와 이에야스, 5세기 중엽 유럽을 위협했던 훈족 왕 아틸라,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 등 역사 속 전사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냈다. 사회 최하위 계층이었던 노예검투사에서 한 나라를 지배한 쇼군과 황제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믿으며 마지막 승리를 쟁취한 최고의 전사들이다. 책은 영웅들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의 무기, 전쟁 스타일 등을 통해 어떻게 승리를 쟁취했는지를 보여준다. 스파르타쿠스는 조직적으로 싸워본 적이 없는 노예들을 모아 로마 정규군에 대항하기 위해 카리스마로 노예를 이끌어 3년간이나 로마를 공포에 떨게 했다. 온갖 잔혹한 행위가 벌어져 피바다가 되곤 했던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그는 도덕의식을 갖추고 동료에 대한 의리와 용기 그리고 인내심이 있었던 인물로 기록돼있다. 승자에 의해 남은 역사에서 스파르타쿠스는 그저 용맹한 검투사 일 뿐이었지만 저자는 그가 어떻게 오합지졸 노예군으로 로마군에 대항해 항거했는지를 주목했다. 권력과 황금을 이용한 전사도 있다. 훈족 왕 아틸라는 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후 말을 듣지 않는 부하들에게는 협박(채찍)을 하고 반대일 경우에는 황금(당근)으로 상을 내리면서 부하들을 복종시키고 단련해 냈다. 일종의 마피아처럼 조직을 이끌었던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실용주의자로 평가받는 코르테스는 목표에 대한 끈질긴 집착과 타인의 약점을 간파하고 이용하는 재빠른 판단력으로 싸움에서 이겼다. 그의 전략은 숭고한 대의명분 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비정한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역사 속 전사들은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인내심,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해내는 강철 같은 정신력, 주위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언변 그리고 굳건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이기는 기술이라고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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