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호남 '소주 전쟁'

지방업체들 이웃지역 공략속 수도권 업체도 가세


영남과 호남 등 지방 소주시장을 잡기 위한 소주업체들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 소주업체들이 이웃 지역의 경계를 넘어가며 국지전을 벌이는 가운데 수도권 업체들이 틈새를 공략하는 형국이다. 특히 전체 소주시장에서 17%를 차지해 47%인 수도권 다음으로 큰 시장인 부산ㆍ경남지역에서 상당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4일 업계 및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의 부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초 80.8%에서 지난해 말 69.9%로 1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대선주조가 한때 이 지역에서 9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히 시장 장악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대선주조 매매과정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이 회사에 대한 부산 소비자들의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남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올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목표로 알코올도수 16.9도의 저도주 '좋은데이'를 앞세워 부산지역 공세를 강화, 점유율을 21.5%까지 끌어올렸다. 부산지역을 그룹의 기반으로 하는 롯데주류의 선전도 두드러진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초 0.2%에 불과하던 부산지역 점유율을 지난 연말에 2.7%로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아직 미미한 수치지만 그 동안 강한 지역정서를 이용해 대선주조가 시장을 지켜왔던 부산에서 이 같은 상승세는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주류는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를 이용한 홍보 및 판촉과 롯데마트 등 그룹 유통계열사를 활용한 소매점 프로모션 등을 통해 올해 부산지역 점유율을 8~1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부산지역 주류업계 관계자는 "부산지역 대표업체인 대선주조는 검찰 수사와 무학, 롯데, 진로의 협공에 당분간 부산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에서는 지역 터줏대감인 보해와 진로의 경쟁이 뜨겁다. 광주ㆍ전남지역에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보해의 점유율은 지난해 1월 86.2%에서 12월 84.3%로 소폭 떨어진 반면 진로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1.9%에서 14.5%로 상승했다. 진로는 지난해 마케팅 전문가인 김정수 상무를 호남지역 영업본부장으로 보내고 그 동안 판촉 위주의 영업활동에서 벗어나 버스 광고와 소주 후면라벨 광고를 시작하는 등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보해도 지역 도매상을 중심으로 한 유통망과 지역 소비자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수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보해는 또 기존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MT 지원 등을 통해 젊은층을 끌어안아 고객 이탈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보해 관계자는 "진로가 몰고 올 파급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고 유통 및 판촉활동을 더욱 강화해 시장을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