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엎친데 덮친격… 거래 더 얼어붙어

기준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시장<br>매수 실종 속 대출 낀 투자자들 급매물 가능성<br>분양 앞둔 건설사 이자부담 낮추기 묘안 고심<br>벌써 전세품귀 현상에 '가을 대란' 가능성 우려

"금리가 오르면 매도ㆍ매수시기를 묻는 전화라도 오는데 이번에는 아예 문의조차 없네요."(서울 송파구 잠실 P공인 관계자) 부동산시장이 금리 인상 여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매수 대기 수요자들이 일제히 자취를 감추면서 아파트 거래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전세시장에서는 '가을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주말 부동산시장을 둘러봤다. ◇대출 낀 투자자 '전전긍긍'=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 공인 중개업소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개포주공1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5월 이후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시체차익을 내려는 투자 목적의 거래가 많은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개포동 W공인 관계자는 "최근 2년 내 거래를 살펴보면 기존 보유 주택을 일정 기간 내에 파는 조건으로 처분조건부 대출을 받아 투자에 나선 사례가 적지 않다"며 "원래 보유한 집을 팔지 못한 투자자중에는 이자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 이들이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H공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몇 백 만원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지만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른다는 불안감이 생긴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초 9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개포주공1단지 공급면적 49㎡형은 최근 8억7,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기존 아파트 시장의 거래 부진 속에 힘겨운 상승세를 이어가던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도 금리 인상을 계기로 본격적 침체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구 역삼동 H공인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대출 낀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역삼동 일대 오피스텔 매매가도 평균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며 "가뜩이나 임대수익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매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건설사 눈치보기 돌입=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도 금리 인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D(91일물)금리+가산금리'로 책정되는 중도금 집단대출 이자가 오르면 실수요 역시 주춤해질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의 담당 지사장은 "금리가 뛰면 분양시장에도 불똥이 뛸 수밖에 없다"며 "중도금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과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이미 분양된 아파트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내려야 수요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가산금리를 크게 낮춰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파주 교하신도시 롯데캐슬'의 경우 중도금 대출 금리가 CD+0.9% 선이다. 최근 분양단지들의 가산금리가 2~3%선임을 감안하면 이를 절반 수준으로 끌어 내린 셈이다. 11일 오후 지하철3호선 마두역 인근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직장인 김옥규(42)씨는 "3.3㎡당 1,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는 부담스럽지만 대출 조건이 좋아 청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청약자들에게 입지나 분양가 외에도 금리가 또 다른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전ㆍ월세 시장에는 직격탄=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서히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 전ㆍ월세시장에서는 가격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출을 낀 집주인들이 금리 상승분만큼 임대료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T공인 관계자는 "학군수요와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가 겹쳐 벌써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이자 상승분을 현금으로 받기 위해 전세보증금 인상 대신 일부 월세 전환을 요구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이에 대해 "보통 전세값이 오르면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나타나 임대 시장을 진정시키는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러한 수요가 나타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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