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행을 떠나려면 지도를 챙기고 131 기상청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날씨를 체크하고는 했다. 또 여행지 정보를 얻기 위해 지인에게 추천을 받거나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 챙기면 실시간 기상정보ㆍ교통정보ㆍ관광정보를 한눈에 꿸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에 담긴 정보들이 '공공저작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서울시에서만 연간 200만건 이상의 문서가 생산된다고 한다. 문서는 공공기관이 가진 대표적인 공공저작물인데 이러한 추산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 생산하는 저작물, 즉 공공저작물의 양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각종 스마트 기기들이 보편화되고 누구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공공저작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스마트 모바일 환경에서의 공공저작물 활용은 더욱 활발해야 하고, 이를 통한 경제ㆍ사회ㆍ문화적 후생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상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공공저작물을 찾고 얻는데 드는 거래비용이 지나치게 크고, 공공기관은 저작물 개방시 자료의 정확성ㆍ지속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아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통해 공공누리(Korea Open Government License)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에서 자신의 저작물에 출처 표시, 상업적 이용, 변경 조건을 조합한 네 가지 유형 중 한가지를 표시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오는 19일부터 온라인(www.kogl.or.kr)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공공저작물의 활용조건과 범위를 고민할 필요가 없고, 공공기관은 그러한 요구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공공누리는 공공기관과 이용자의 자발적인 약속에 의해 행해지는 성숙한 저작물 이용 문화이며, 늘고 있는 공공저작물 활용 수요에 공공기관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공공기관은 새로 만들어지는 저작물부터라도 공공누리를 적용하고 신탁, 공공저작권 교육 등을 활용해 부족한 공공저작물 관리 인프라를 보충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 정착과 적극적인 참여가 행해진다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공공저작물의 꽃봉오리는 다양한 형태를 가진 창조의 꽃으로 재탄생, 스마트 코리아의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