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맛·위생·서비스가 핵심"
[유통가 CEO] 하장근 신세계푸드시스템 대표
"맛과 위생, 서비스 3박자를 두루 갖춘 식품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단체급식업체인 신세계푸드시스템이 올들어 수주업체를 크게 늘리고 코스닥 등록까지 추진하는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이 회사를 이끌어온 하장근(58)대표는 "단체급식을 주력으로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겠다"면서 이렇게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은 지난 95년 신세계백화점에서 별도법인으로 독립, 146개의 단체급식 사업장과 패밀리레스토랑 '까르네스테이션'5곳, 패밀리레스토랑 '이투게더'8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만 929억원, 올해엔 40% 늘어난 1,3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회사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하대표의 각별한 노력 탓이 크다. 그는 회사를 운영하는 데 맛과 위생, 메뉴 개발, 현장 근무자들의 표정까지 모든 부문의 서비스를 강조하지만 이중 최고로 삼는 것이 '위생'이다.
그가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늘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먹거리를 다루는 회사에서 위생을 소홀히 하면 살인자"라는 얘기다. 심지어 사소한 실수라도 생기면 아예 배식을 중단하라고 지시를 내린 적도 있다. 물론 이에 따른 배상은 회사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조건이다.
또 하 대표는 항상 현장 근무자들의 입장에 서는 '눈높이 경영'을 강조한다. "위생이란 책상에 앉아서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아 없고, 현장에서 받아 들일 수 없는 위생개념이 아니라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국내 단체급식의 역사는 만 10년으로 아직 짧은 편이다.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단가를 낮춰 주기만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이나 비싼 부가세를 물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업체들간의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채산성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하 대표는 단체 급식의 시장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외국의 경우 기업들의 급식 위탁비율이 90%에 이르고 있다"면서 "핵심 역량의 아웃소싱이 대세인 만큼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 "이라고 밝혔다. 병원이나 교도소, 군대 등 새로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오는 7월께 업계 처음으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자신감 때문이다.
무차입경영에 이어 외부자금을 조달,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김치나 반찬 등 즉석조리식품을 브랜드화시키고 새로운 외식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업계 내에서 최초의 기록을 적지않게 보유하고 있다. 국내 위탁급식업체 최초로 대학 및 고등학교 급식사업장을 위탁 운영한 것을 비롯해 ▦전부분 ISO9002 인증 획득 ▦식품관리 실명제 실시 ▦1차 식품 통합물류센터 가동 ▦HACCP 위생시스템 도입 등이다.
지난해 급식업계 최초로 실시된 식당시범운영에서 사업권을 따낸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이었다.
전사차원에서 일찍부터 구축해놓은 '통합영업정보시스템'도 자랑거리. 전국의 사업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메뉴부터 고객 동향, 재고물량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정기적으로 고객 모니터제를 활용해 고객의 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이를 개선하는데 힘쓰고 있다.
하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묻는 질문에 98년 IMF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25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광주에 설립했던 식품유통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다. "밤에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어요. 매출은 팍팍 떨어지고 유통센터의 비효율성이 속속 드러나니 한마디로 죽을 맛이었죠"
결국 유통센터를 이마트로 넘겨 자금난을 해소하고 단체급식전문회사로 거듭남으로써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는 하 대표는 신세계 쿨캣농구단의 열성팬이다. 가까운 장충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릴 때면 관중들과 함께 목청 높여 응원하고 싶어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귀빈석에 가만 앉아 보면 재미없잖아요? 응원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해야 경기를 보는 맛이 있죠"
하 대표는 주말이면 부인과 가까운 헬스클럽에 가거나 등산을 다니길 즐긴다며 은근 슬쩍 속 깊은 부부애를 과시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