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LG카드 왜 사나

경영정상화 방식을 놓고 표류하고 있는 LG카드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기존 주주들에 대한 감자는 물론 채무재조정에서 최악의 경우 청산도 가능하다는 시니리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장내외에서 LG카드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대거 사들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23일 LG투자증권이 장외 매도한 LG카드 BW 154만9.612주를 외국계 펀드들이 나눠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장내에서도 외국인들은 이 달 들어 유상증자 참여분을 제외하고 141만주 가량을 거둬들였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매매`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감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분율 자체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인데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BW라고 하더라도 청산과 부도에 대한 리스크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승주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감자가 없다고 전제한다면 외국인들이 LG카드의 최종 인수자에게 경영권프리미엄을 받고 넘길 수도 있지만 감자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는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하이닉스 등과 같이 유동성위기를 겪은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는 사소한 뉴스에도 매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매매형태를 보였다”며 “이와달리 LG카드에 대해 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차익거래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15일~18일까지 600만주 가량을 공매도하고 19~23일까지 431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고 장외에서 BW를 더해 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도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는 외국인의 매매패턴과 어울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증권사 법인영업팀장은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기업의 주식으로 단기 차익거래를 한다는 것은 내부 위험관리 규정상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고급정보`를 이용한 매수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IMF를 거치면서 일부 외국계펀드들이 부실기업 처리에 대한 정보를 사전 입수, 거액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기 때문이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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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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