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5월 26일] 한우를 한식 세계화의 선봉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광우병 파동이 온나라를 뒤덮으면서 한우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아쉽게도 한우는 불합리한 유통 구조에 따른 과도하게 비싼 가격, 수입산을 둔갑시킨 한우 판매점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호평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문제들은 한우의 품질과는 전혀 상관 없다. 바꿔 말하면 지엽적인 문제가 있을 뿐 한우의 우수한 품질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우수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한우가 이제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역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한우는 일본을 거울삼으면 된다. 와규의 수출 전략과 함께 우리가 또 한가지 일본에 주목해야 할 점은 일식의 세계화다. 일본처럼 한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한우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일찍부터 일식의 세계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도쿄를 세계 최고의 미식(美食) 도시로 올려놓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슐랭 가이드’가 이를 증명한다. ‘미슐랭 가이드 도쿄 2008’은 일본식 요리점 다섯 곳과 프랑스식 레스토랑 세 곳 등 여덟 곳에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주었으며 도쿄 내 음식점 25곳에 별 두 개, 117곳에 별 한 개 등급을 매겨 도쿄를 ‘미식가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일본 정부는 또 지난 1970년대부터 해외 공관에 일식 요리사를 파견, ‘요리 외교’를 통해 ‘일식의 세계화’를 꾀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식 요리사 아홉 명을 미국(워싱턴), 영국, 독일, 캐나다, 바티칸 등 해외 주재 한국 공관에 파견, 우리 음식문화를 알리기로 했다. 그동안 대사 재량으로 요리사를 데려간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농림식품수산부는 올해를 ‘한식 글로벌화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한식 세계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4월 초에는 ‘한식의 세계 5대 음식화 전략’의 하나로 ‘한식 세계화 포럼’을 구성했다. 오는 9월에는 한실 글로벌화를 위한 ‘글로벌푸드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한식 세계화 전략의 중심에 한우를 세우면 된다. 정부는 광우병 괴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한우의 안전성과 품질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호기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면 된다. 한우가 ‘한류의 첨병’이 돼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상상, 소가 웃을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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