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한주택보증 자금지원 진통

대한주택보증 자금지원 진통 대출금 출자전환 규모, 정부 8,000억 요구-채권단 4,000억 '맞서' 대한주택보증㈜에 대한 2조원의 자금지원이 채권 금융기관의 대출금 출자전환 규모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주택보증에 대한 23개 채권 금융기관의 대출금은 모두 1조6,000억원. 정부는 이 가운데 절반인 8,000억원을 출자하라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4,000억원만 출자하겠다고 맞서 해결책을 찾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지원에는 공감대 형성 대한주택보증은 건설업체 연쇄부도에 따른 손실, 여신건건성 분류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등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택업체들에 대한 보증이라는 제기능을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택보증의 자기자본은 지난해말 7,216억원이었으나 올해 결산이 끝나면 마이너스 1조원(자본잠식)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규모의 자본잠식은 보증여력(자기자본의 70배)의 상실로 이어져 신규 아파트 분양보증은 물론 건설업체에도 상당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는 이에 따라 주택보증에 2조원을 지원키로 하고 ▦공적자금 투입 ▦주택저당채권(MBS) 발행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지원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한 끝에 최근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출자로 가닥을 잡았다. 즉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연 7%로 국민주택기금에 자금을 융자해 주면, 국민주택기금은 이 자금을 주택보증에 출자하는 방식이다. 채권 금융기관도 주택보증이 쓰러질 경우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자금지원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출금 출자전환 규모가 문제 현재 주택보증에 대한 자금지원은 정부 지원과 채권 금융기관의 출자전환 등 2가지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2조원에 달하는 자금지원 부담을 정부와 채권 금융기관이 어떤 형태로 분담하느냐 하는 것. 이와 관련, 건교부와 23개 채권 금융기관은 지난 8일 모임을 갖고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전체 채권액의 50%인 8,000억원을 출자전환해야 하며,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정부가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출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채권 금융기관은 25% 수준인 4,000억원을 제시했으며, 그나마 이사회 결의 등 내부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보증에 대한 자금지원의 그림이 마무리돼 가는 단계에서 막판 난항을 겪고 있는 셈이다. ◇정부 밀어 붙이기 나설 듯 건교부는 8,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택보증을 청산하고 새로운 보증회사를 설립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럴 경우 채권 금융기관은 청산과정에서 2,000억원 정도는 회수할 수 있지만 1조4,000억원은 날릴 공산이 크다. 건교부의 8,000억원 출자전환 요구는 채권 금융기관의 대손충당금과 관계가 깊다. 주택보증의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될 경우 채권 금융기관은 올해만 9,2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주택보증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1,000억원이면 된다는 것. 한마디로 이 차액만큼 출자전환하라는 것이다. 앞으로 채권 금융기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정부의 밀어 붙이기가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채권 금융기관 역시 상당한 규모의 채권에 발목이 잡혀 있어 정부안(案) 중심의 자금지원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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