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쟁의행위라도 제3자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회사공간을 무단 점거했다면 주거침입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증권선물거래소 건물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한 혐의(공동주거 침입, 업무 방해)로 기소된 ㈜코스콤 비정규지부 간부 A씨 등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쟁의행위가 정당하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더라도 제3자와 공동으로 관리ㆍ사용하는 공간을 제3자의 승낙 없이 침입ㆍ점거한 이상 제3자에게까지 위법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들의 행위가 코스콤 사용자에 대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평가될 여지가 있더라도 로비를 점거한 것은 ㈜한국증권선물거래소 등 로비 공동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결했다.
코스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지난 2007년 9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단체교섭이 무산되자 코스콤이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하는 증권선물거래소 건물의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1ㆍ2심은 점거농성이 정당한 쟁의행위여서 거래소나 코스콤 업무에 다소 지장을 줬어도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