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95만800원으로 1년 전보다 0.0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4분기 실질임금이 2.4%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3.4%에서 3분기 2.5%, 4분기 2.1%로 줄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 1.8%, 2분기 0.2%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한 것으로 물가를 감안한 구매력을 나타낸다. 따라서 보통 물가 상승률이 명목임금상승률보다 높은 경우 실질임금이 하락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 2011년 4.0%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하며 9월 현재 1.1%까지 떨어졌다. 저물가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실질 소득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성과급과 상여금 등 특별급여가 크게 줄어든 것이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상용직의 실질임금에 포함되는 월평균 특별급여는 1년 전보다 11.1% 줄어든 50만6,672원으로 집계됐다.
임시직의 경우 명목임금마저 감소하고 있다.
3분기 임시직 명목임금은 1년 전보다 1.5% 하락해 2010년 1분기(-2.4%) 이후 4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대희 KDI 부연구위원은 “물가와 실질임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그 만큼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 실질임금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