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반갑다, 환율급등"

외평기금 손실 줄이기엔 '호기'<br>03년 무리한 환율방어로 좌천<br>최중경국장 재정부차관으로 컴백

정부가 최근 환율 폭등으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지난 2003~2005년 무리한 환율 방어 논란으로 좌천됐던 최중경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에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컴백한 것도 아이러니다. 2003년 4월 국제금융국장으로 부임한 최 차관은 환율이 1,260원선에서 1,200원 밑으로 떨어지자 전무후무한 고강도 개입을 단행했다. 같은해 6월 이후 7개월간 무려 14조원을 쏟아부어 환율 안정에 나섰고 9월에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도 개입했다. 세계적인 달러 약세 흐름에 무리하게 저항하면서 개입에 나선 결과 외평기금 손실은 2006년 말 26조원에 이르렀다. 정부 의도와는 다르게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화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 10월 900원 밑으로 떨어졌던 환율이 1,0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외평기금 손실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정부는 NDF 시장에서 포지션(달러 매수) 청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 약세를 틈타 NDF 물량을 청산해 손실을 줄이는 한편 원ㆍ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13ㆍ14일 이틀간 NDF 시장에서 갑작스러운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와 환율 상승폭을 줄인 게 외환당국의 작품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평기금 손실 탓에 매년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아온 정부로서는 호재를 만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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