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주 또 의사일정 보이콧

■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br>여 "직권상정 아닌 정상표결"

여야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과정에서 충돌하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28일 강창희 국회의장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키면서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강 의장은 이날 오전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에게 막판 합의를 종용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의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강 의장을 찾아 "(오늘 본회의에서는) 결산안 등 여야 합의 안건만 처리하고 황 후보자 인준안은 나중에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강 의장의 설득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이날 본회의 처리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 원내대표는 오후에 다시 강 의장을 찾아 "직권상정은 안 된다"며 설득했지만 강 의장은 결국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했다.


본회의 안건 상정을 놓고도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법(9조3항)을 근거로 들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고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인 만큼 직권상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 특위에서 청문결과보고서를 채택하면 국회 본회의에 자동으로 가게 돼 있다"며 "임명동의안 처리는 직권상정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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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당은 인사청문 특위가 여당 단독으로 개최하고 의결한 만큼 국회 선진화법을 어긴 것이고 특위에서 의결하지 않은 사항을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했다고 비판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김대중 정부 당시 김종필 총리 임명안도 5개월 동안 지연됐고 이명박 정부 때 조용환 헌법재판소장 후보 임명안도 6개월이 지나도록 여야 합의가 안 돼 결국 부결됐다"며 "임명동의안은 직권상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장이 이날 투표를 강행하면서 민주당은 의장석 밑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투표에 참석하는 사이 전 원내대표와 정 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투표에 응하지 않은 채 강 의장에게 직권 상정의 부당함을 항의했다. 다만 여야 의원 간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여야가 충돌하면서 법안 처리와 내년 예산안 등의 원만한 처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일방통행 식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경제 관련 법안 처리와 예산안 처리에서 여당과 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투표할 의사가 있었음에도 의장이 일방적으로 투표를 종료했다"며 "감사원장 직무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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