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의 ‘뇌관’으로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BBK 사건이 김동오(사법연수원 14회ㆍ50ㆍ사진) 부장판사의 손에 넘어 왔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에서 ‘균형 있고 일처리가 명확한 판사’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택시 기사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고, 인터넷 댓글도 유심히 살피는가 하면, 지인들 의견도 경청해 최종 판결에 참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연루 의혹에서 시작된 BBK사건은, 검찰이 이 당선인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이 달 중순부터 특검수사가 시작될 전망이어서 법원 판결에 따라 파급 영향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BBK 전 대표인 김경준씨가 검찰의 회유ㆍ협박설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재판결과가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재판결과에 따라서는 특검수사 뿐만 아니라 검찰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압감도 클 것이라는 게 김 부장판사 지인들의 전언이다. 김 부장판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광주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등을 지내는 등 소위 엘리트코스를 거쳤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부장판사를 맡고 나서는 일심회 사건과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굵직한 사건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현대차 사건 재판 때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할 정도였다”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결국 김 부장판사는 정 회장에게 ‘경제위기’를 감안한 선처보다는 ‘경제정의’ 실현에 무게를 두고 징역 3년이라는 실형을 선고해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번 BBK 사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법대로’를 강조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가 이번에는 어떤 결론으로 ‘명확한 판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