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칼럼/11월 26일] 중국경제 경착륙과 한국의 선택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요? 이미 세계경제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그런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나저나 중국 경제가 가라앉으면 한국 경제가 큰 걱정입니다.” 지난 21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베이징 3환로(路)변 고층빌딩의 개인연구실에서 만난 한국출신 경제학자 A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이미 시작됐고 한국은 이로 인해 IMF 때보다 훨씬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진단을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 한때 중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요즘 양상을 보면 중국도 이미 금융위기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금융기관의 손실은 급격히 확대돼 해외금융기관 투자액 총 300억달러의 손실률이 60%를 넘어섰고 중신그룹(中信集團) 산하의 중신타이푸(中信泰富)의 경우에는 10월 호주달러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에서 147억홍콩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충격파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의 실물경제도 10월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44.6으로 추락하며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에 대다수 경제분석 기관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 안팎 또는 그 이하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일부에서는 5%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하면 중국 경제는 완전히 경착륙이다. 한국 경제와 중국 경제가 이미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해진 상황에서 중국의 경착륙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비중은 21.6%에 달하며 여기에 대홍콩 수출비중을 더하면 26%로 대미국와 대유럽연합(EU) 수출비중을 더한 23.8%를 웃돌 정도로 한국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는 커졌다. 이 같은 통계를 근거로 일부에서는 중국의 GDP가 1% 둔화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물량이 약 2.7% 감소할 것이라든지 내년 중국 경제가 7%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국내 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든지 등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여하간 중국 경제는 급격한 하강기에 들어섰고 중국과 밀접한 우리는 그로 인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반드시 이 엄청난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여기서 유념할 것은 중국 경제의 하강추세는 분명하지만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경기하강을 막을 정책수단이 많고 침체의 깊이도 상대적으로 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에게 두려운 것이지만 그 속에서 기회를 찾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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