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카드 분사 앞두고 잠잠한 인력 쟁탈전… 왜?

카드사 경영난 가중에 인력감축 기회로 삼아

지난 2009년과 2011년 카드업계에는 인력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하나SK카드(2009년)와 KB국민카드(2011년)가 분사를 하면서 고급인력을 놓고 쟁탈전이 벌어졌다. 당시 기존 전업카드시장을 5등분하던 신한ㆍ삼성ㆍ현대ㆍ롯데ㆍ비씨카드는 핵심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특별휴가를 제공하는가 하면 임원이 직원 하나하나를 담당하면서 사수에 나섰다.

카드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수인재의 몸값은 올라갔고 이를 지키기 위해 정말 치열하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풍경이 사뭇 다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번주 중으로 약 300여명 규모의 경력직 채용공고를 띄운다. 인력채용 규모가 꽤 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카드사들의 표정은 담담하다. 오히려 분사이벤트를 인력감축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채용조건이 나오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인력이탈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며 "그만큼 카드업계가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오히려 한쪽에서는 카드사가 이번 우리카드 분사이벤트를 인력감축의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카드사들 중에서는 실적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정작 노조의 눈치 탓에 구조조정은 실시하지 못한 곳이 많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잇따른 규제정책으로 카드사들의 이익규모는 급감했지만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인건비용은 줄이지를 못했다"며 "성장이 정체돼 있는 대형사들은 이번에 잉여인력들이 나가주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익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카드사 인력은 조금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현재 카드업계 총 임직원 수는 1만539명으로 2011년 6월에 비해 124명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카드가 경력직을 채용할 때 '옥석 가리기'를 잘해야 할 것이라는 덕담 아닌 덕담(?)마저 나온다. 이 관계자는 "대형사들 중에서 인력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단속을 실시하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것은 그만큼 내부에 잉여인력이 많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우리카드야말로 신규 경력직을 채용할 때 옥석을 잘 가려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