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류 열풍'에도 국내 콘텐츠 산업 내리막길

불법 복제물 등으로 GDP대비 갈수록 비중 줄어<br>왜곡된 시장 구조 개선하고 자체 경쟁력 강화해야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 미디어산업 분석 및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E&M)' 분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M 분야는 인터넷 접속, 인터넷 광고, TV라이선스 및 가입, TV광고, 음반(공연), 영화, 게임, 소비자 잡지, 신문, 라디오, 옥외광고, 소비자 및 교육도서, B2B 출판의 13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세계 시장 규모는 1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E&M 분야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3.3%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올해는 2.9%에 머물고 오는 2015년에는 2.7%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38억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15년에는 426억 달러 규모로 100억 달러 가까이 성장하지만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 실제 2011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 E&M 분야의 연평균 성장률은 4.7%로 전세계 평균인 5.7%에 비해 1%포인트 뒤쳐진다. 특히 우리나라의 명목 GDP 성장률이 향후 5년간 연평균 7.2% 정도로 성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E&M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이렇게 콘텐츠 산업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및 불법 콘텐츠 만연이 손꼽힌다. 김은정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E&M 시장 성장이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 같다"며 "케이블 정액제 요금의 저가 전략이나 불법복제 및 파일공유사이트(P2P) 등을 통한 시장 왜곡 등도 성장 정체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저작권보호센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복제물 유통에 따른 피해 규모는 지난해 2조2,497억원이며 이 중 온라인상 피해 규모가 1조4,251억원에 달했다. 특히 온라인 불법 복제물 중 32.5%가 P2P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은 서버를 해외에 두는 등의 편법을 통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이때문에 DVD 대여 서비스와 같은 2차 판권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P2P 사이트가 만연한 상태에서 콘텐츠를 제값받고 팔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굿다운로더 운동 등으로 2차 판권시장이 점차 자리잡아 가는 듯 보이지만 아직 초기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콘텐츠 제작 업체들의 영세한 규모도 문제다. 국내 대표 애니메이션 업체인 대원미디어의 황정렬 상무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면 3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현재 대원미디어를 제외한 애니메이션 업체가 자체적으로 이정도 예산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이 때문에 방송사나 외부 업체로부터 자금을 받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낮은 케이블 방송 요금도 콘텐츠 확보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디어파트너스아시아(MP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케이블TV 수신료는 7달러 로 일본(56달러)이나 미국(45달러)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러한 케이블 수신료 중 4분의 1 정도만 PP들에게 배분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콘텐츠 제작 보다는 해외 유명 프로그램을 수입하거나 지상파 방송을 방영해 수지타산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열풍 등으로 콘텐츠 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불법 콘텐츠 난립 등으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 정부 지원을 넘어 산업 구조를 바꾸는 등의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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