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발명가 최무선이 세계사 흐름 바꿨다"

■ 천재를 이긴 천재들 / 이종호 지음, 글항아리 펴냄


'고려 시대 최무선의 아이디어가 세계사를 바꿨다.' 중국을 중심의 아시아 변방에 위치했던 고려의 한 발명가가 세계사의 흐름을 바꿨다는 주장이 언뜻 납득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인류의 역사에 새로운 물꼬를 튼 과학자 22명에 대한 인물 탐구를, 매우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로써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저자 이종호는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과학기술 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한 과학 전문가다. 그는 세계 과학사에 등장하는 천재 200여명 가운데 발명가 최무선을 포함, 22명을 선별해 그들의 업적을 심층 추적했다. 기준은 간단하다. 동시대의 다른 '평범한' 천재들과 달리 똑 같은 사물을 같이 보고도 다른 각도에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었던 사람을 꼽은 것. 이들 중 100% 천재적 영감으로 후대에 이름을 남긴 사람도 있었지만 많은 천재들은 90% 정도 완성된 기존 아이디어에 약간의 창조적 변형을 가해 위대한 발견을 한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한 사례가 최무선. 그는 중국에서 제조되던 화약을 그 원료만 수입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배합, 화약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화약을 배에 장착해 왜구 선박을 격퇴시킨 화포해전(火砲海戰) 방식이야 말로 선구적인 것이었다는 논리다. 이후 서양에서는 최무선의 화포해전이 벌어진 190년 뒤에야 처음으로 대포를 배에 실어 해전을 치루는 방식이 사용됐다. 1570년대 유럽의 연합 함대가 동양의 오스만투르크 함대와 레판토에서 격돌했고 결과는 유럽의 완승으로 판가름 났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최무선의 화포해전이 유럽 함대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말하는 저자는 이 해전 이후 오스만 제국은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고 역사의 주도권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갔다고 해석한다. 최무선 외에도 레오나르 다 빈치, 루이 파스퇴르, 스티븐 호킹 등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천재들의 발견과 깨달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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