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레이더] "수급 개선" IT株 당분간 상승장 주도할듯

외국인 매수세 힘입어 상승률 타업종 압도<br>내년 1분기 수출물량 증가따라 강세 예상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의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매수세 가세로 수급도 호전되고 있어서 당분간은 IT주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IT주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전주보다 4% 상승한 8,462.39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 상승률도 다른 업종을 압도하며 단연 선두다. 업종지수로는 아직 전 고점이었던 지난 4월의 8,549포인트를 넘어서지 못했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특히 업종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주말 89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00만원 고지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한때 코스피지수 2,000포인트 돌파의 최대 장애물은 삼성전자라는 우스개 소리도 최근의 상승세와 함께 날려버렸다. 전문가들은 IT주가 당분간 증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그 이유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게 수급여건의 개선이다. 11월11일 '옵션쇼크'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 3주일간 코스피지수는 2.22%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무려 11.19%나 급등했다. 외국인과 국내 연기금ㆍ투신 등 주요 투자자들이 모두 IT주를 우선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5,619억원을 사들였다. 전체 업종 중 순매수 1위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 금액이 1조7,743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분의1을 전기전자업종에 쏟아 부은 것이다. 연기금은 4,416억원, 투신도 9,697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에 집중적으로 매기가 쏠렸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상승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배로 역사적인 저점 수준이라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뒤 이은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를 계기로 연말 소비개선 신호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IT제품의 주된 매출대상이 미국 등 선진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소비회복은 국내 수출 IT주의 실적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계의 소비증가와 함께 미국 기업들도 금융위기 와중에 구조조정을 이유로 뒤로 미루었던 설비투자를 재개하고 있어 컴퓨터 등에 대한 국내 반도체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IT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IT주가 2011년 상반기까지 북미 지역의 연말 소비시즌 판매확대를 통한 과잉재고 청산과 중국 춘절 수요를 겨냥한 재고축적에 들어가면서 내년 초까지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강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연말특수 정상화는 IT 수요회복을 이끌면서 국내 관련 기업의 모멘텀 개선으로 직결될 것"이라며 "수출물량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내년 1ㆍ4분기 중에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 IT기업들의 이익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항이고, D램 매출비중이 높은 하이닉스의 경우 D램 가격의 하락으로 영업적자 전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급 부문에서도 외국인들의 매수도 전체 IT주가 아닌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에 집중되면서 기반이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기업의 이익전망이 4ㆍ4분기부터 둔화돼 내년 1ㆍ4분기까지 회복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면서 "다만 미국에서의 IT 모멘텀이 매우 양호하고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은데 이를 호재로 순환매 관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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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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