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주비엔날레 ‘참여관객제’ 첫선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세월로는 10년이 지났다. 전세계서 1년에 열리는 비엔날레는 200여개 이른다. 사흘에 한번꼴이다. 광주비엔날레(9월10일~11월13)가 열리는 9월에만도 스페인 세비야비엔날레를 포함해 9개가 넘는다. 지난 17일 광주비엔날레의 그림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예술총감독 이용우씨는 “비엔날레가 홍수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10년을 넘기고 있는 우리 비엔날레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비엔날레 문화는 무엇인가의 족적을 한번 되짚어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동양적인 주제를 잡았다”고 말했다. 올해의 기본방향은 `동양적 사유의 담론`을 안내하는 하나의 표상으로 설정되었으며 생성과 소멸을 전제로 한 자연적 생명현상과 질서의 생태학적 해석을 담고 있다. 주제는 `먼지 한 톨 물 한방울`. `먼지 한 톨`은 현대 산업사회, 문명사회, 소비사회의 각종 억압과 파열음의 상징이며, 소멸의 동기이자 무생물적 분자지만 물과 섞여 생명체로 거듭나는 희망의 메시지로서 낱알의 의미를 갖게 하였다. `물 한방울`은 소멸하는 것들에 대하여 다양한 운동현상을 제공하고 소통케 하는 생물학적 매개물이다. 따라서 `먼지 한 톨 물 한방울`은 기와 멸, 생성과 소멸의 교차현상이자 순환과정으로서 문화생태학적 제안을 함축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공모전을 갖지 않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색은 관객을 피동적 수용자나 소비자가 아닌 전시기획에 주체적 생산자로 참여시킴으로서 차별화된 새로운 전시 문화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농부, 기능공, 회사원, 주부, 학생 등의 평범한 `일반관객`으로부터 미술이 아닌 다른 분야 문화생산영 역의 `전문가`, 또는 시대적 쟁점과 현안에 대하여 제안하고 행동하는 `문화행동가`까지 3개 분야에서 60여명(한국10명 외국 50명)의 `참여관객`을 초대하였다. 이들은 지난 1월 광주에서 열린 `참여관객 워크숍`을 시작으로 전시기획 및 작품제작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관객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따른 미의식과 미적 기대를 대변하거나 작품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작가들도 그동안의 독창성과 창작의 자율성이라는 자기 틀에서 벗어나 `참여관객`과 짝을 이뤄 또다른 시각과 작업형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업자 또는 매개자로서 공동의 작업을 진행했다. 짝을 이룬 `참여관객`과 `참여작가`를 살펴보면, 유럽의 한 농부인 로스 췌링턴이 영국의 젊은 작가 데미안 허스트를, 경제관련운동가 레일라 다클리는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설치작가 루시 오르타를, 북남미의 평범한 주부인 데보라 맥닐은 캐나다 출신의 브라이언 융엔을, 인문학자인 리차드 로즈는 미국의 사진작가 짐 샌본과 작업했다. 한국측에는 고은 시인이 박불똥씨와, 안경환(서울법대교수)씨와 김병종씨와, 지율스님과 환경을 생각하는 미술인의 모임과, 초등학생 주하연은 설치작가 금중기씨와 짝을 이뤘다. 이밖에 개별참여작가로는 팝 아트 운동의 핵심적인 선구자인 리차드 해밀턴, 독일의 설치작가 올라프르 엘리아슨, 미국의 회화작가 에드워드 루샤, 이탈리아 설치작가 에바 마리살디 등 10명이다. 이번 전시관의 이름은 과거의 본 전시, 떠는 특별전 등 계급적이고 차별된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제전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전시로 구분된다. 주제전은 60여쌍의 참여관객과 작가들의 방으로 3개 권역(`먼지` `물` `먼지+물`)으로 나뉘어 전시된다. 이 전시실 사이사이에 10명의 개별작가 작품이 걸린다. 주제전 끝 부분에는 `클럽`공간을 두어 시가조형물과 영상물 등의 전시와 라틴댄스 재즈 등의 공연 이벤트 등이 교차 진행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된다. 전체 예산 96억원(그중 전시예산은 38억원)으로 치러지는 광주 비엔날레에는 케리 브라우어 스미소니언 재단 큐레이터와 장석원 전남대 교수등이 예술감독으로 참가한다. 이밖에 뮤지컬 제작자 김민기, 무용가 홍신자, 작가 임옥상씨등이 작가와 관객드리 어우러지는 `클럽`을 꾸민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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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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