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실적 '수술' 정정 공시 봇물

기업들이 잠정 집계를 통해 실적을 공시했다가회계 감사후 대폭 수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문 회계사가 아닌 직원의 집계가 정확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정전후 실적 차가 너무 크거나,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는 사례도 있어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풀려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KC[011790]는 지난달 7일 작년 매출액이 1조3천89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3% 늘어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일 감사결과를 반영한 정정 공시에서는 매출액이 1조3천262억원으로 줄어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0.4% 줄었다고 밝혔다. 전방[000950]은 영업이익이 2억4천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으나, 정정공시에서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 40억원을 매출 원가로 재분류, 영업손실이 38억원이나 발생,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일성건설[013360]도 45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 전년대비 이익규모가 확대됐다던 처음 공시를 `영업손실 23억원, 이익감소'로 정정했다. 영업이익 253억원으로 전년대비 16.6%나 늘었다던 대한펄프[004540]도 정정공시에서 영업이익이 217억원으로 0.05%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경상이익은 41억원에서 25억원으로, 당기순익은 30억원에서 14억원으로 절반이나 감소한 것으로 고쳤다. 세아홀딩스[058650]는 매출액이 781억원→727억원, 영업이익은 750억원→695억원, 경상이익은 672억원→617억원, 당기순익은 640억원→589억원으로 각각 줄었다고정정했다. 삼화왕관[004450]은 순이익 규모가 98억원에서 88억원으로 10억원, 한창제지[009460]도 회계감사후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당초보다 10억원 이상 감소했다. 코스닥 기업중에도 이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 IHQ[003560]는 실적 정정으로 매출액은 258억원에서 355억원으로 늘어난 반면,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헤드라인정보[066340]의 경우 경상이익이 3억9천만원에서 -7천392만원으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고, 당기순이익도 6억4천만원에서 2억4천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나코[035620]는 경상이익과 당기순익이 각각 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으나, 감사후에는 오히려 적자 상태인 -2억4천만원으로 바뀌었다. 또 위자드소프트[051980]는 지분법평가손실을 추가로 반영, 경상손실 규모가 32억원에서 66억원으로, 순손실은 23억원에서 57억원으로 배 이상 불어난 케이스. 도들샘[071930]은 감사 전후 영업손실(15억원→37억원), 경상손실(14억원→39억원), 순손실(13억원→34억원)이 큰 폭으로 늘었고, 한틀시스템[058420]도 경상손실,순손실이 각각 53억원→62억원, 43억원→60억원으로 증가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내부 직원이 실적을 집계하기 때문에 감사후 실적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차이가 너무 큰 경우 문제가 있다"며 "이를 자세히 설명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법평가,유가증권손실, 법인세 적용에 따라 실적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감사전에 발표되는 실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