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직문화 바꾸려면 기발한 아이디어 우대를"

공공부문 '혁신 전도사' 장수만 국방부차관


"지난 2008년 조달청의 예산 10% 이상을 절감한 사례가 공공 부문에 생활화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은 이른 시간 내에 높아질 것입니다." 장수만(60) 국방부 차관은 11개월 만에 조달청의 예산 5조4,100억원을 절감하는 데 성공하면서 공공 부문의 '혁신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조달청장 경력 1년이 채 되지 않아 국방부 차관으로 임명된 것도 당시의 성공 노하우를 국방부에 실현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특명'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조달청장으로 있을 때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겠냐는 질문에 장 차관은 19일 "조직의 생리는 비슷하지만 국방부는 상명하복이라는 명령체계가 우선인 것과 같이 다른 공공 부문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리고 국방부에서는 세컨드(차관)에 위치한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 최고의 두뇌집단이었던 군조직이 기업은 물론 다른 공공 부문보다 뒤져 있어 혁신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12월에 출간한 '산을 만나 길을 뚫고 물을 만나 다리를 놓다'를 쓴 배경은 성공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장 차관은 "조달청에서 성과를 한번 냈다고 혁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간이 조직을 이루고 살아가는 한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달청장 시절 혁신의 중심에 서서 조직을 이끌기 위해 기업의 벤치마킹도 마다하지 않았다. LG의 CPO(Chief Procurement Officer)제도를 적극 도입, 국가 최고조달책임자(NCPO)를 자처하고 나섰던 것이 조직원을 독려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장 차관은 "기업은 이윤 추구라는 목표가 명확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적평가도 엄중하지만 상대적으로 공공 부문은 다소 약한 게 사실"이라며 "세계적으로 앞서나가는 우리 기업들을 공공 부문이 배우는 데 대해 자존심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창의력을 독려하는 시스템도 구축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장 차관은 "과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조직에서 이른바 '또라이'라고 손가락질했지만 공무원이라는 이름 앞에 붙은 복지부동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또라이'들을 우대해야 한다"며 "그들이 내는 아이디어가 조직에 흡수돼 성과로 반영되면 승진과 인센티브 등의 혜택을 지원해야 조직문화가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의력은 천재들이나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새로운 발견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 뒤 "어려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머리 쓰는 사람들을 우대하지 않으면 조직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 차관'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그는 "어불성설"이라며 손사래를 치면서 "집안에 아버지가 계신데 어머니가 실세라면 제대로 된 가정이라고 할 수 없듯이 엄연히 국방부 장관이 계신데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는 것 하나로 실세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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