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축구 만큼만 하자/서정대 중기연 연구위원(여의도 칼럼)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여 본선진출이 확정된 우리 축구팀의 상황은 일견이제 막 예선을 통과한 우리 경제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겨우 예선을 통과한 우리 경제의 본선 1차전 성적이 매우 부진하다.대기업의 잇단 부도, 그에 따른 중소기업의 연쇄도산, 주가폭락, 환율의 급등, 무역수지 적자의 지속, 대외적으로는 최대 적자국중의 하나인 미국으로부터의 통상압력, 선진국 문턱에도 아직 못가봤는데 선진국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라는 압력 등 그야말로 총체적으로 뛸 의욕을 잃게 하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장사가 안되다 보니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 불안해 하고 있고, 신규 인력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야단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낙관론을 펴다가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부산을 떠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나몰라라 하고 한편으로는 폭로전, 다른 한편으로는 손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예전에도 기업인이나 국민들이 정치권이나 정부를 그렇게 신뢰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신뢰는 커녕 미움의 도를 넘어 아예 무관심하다. 그나마 주말의 월드컵 축구 최종예선전이 우리의 시름을 잠시 잊게 할 따름이다. 우리 축구팀이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를 국민들은 기원하지만 사실상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축구팀은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우선 선수 개개인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체력이 달리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감독은 과학적인 분석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작전을 수립하고 있고 적절한 선수 선발과 교체, 솔선수범 등을 통해 선수들을 따르게 하고 있다. 거기에다 축구협회의 절대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가세하여 승부는 물론 게임의 내용면에서도 예전과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선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선전하여 맹위를 떨치기 위해서는 축구에서 처럼 정치권, 정부, 기업, 단체, 근로자 모두 분발해야 한다. 일본전에서처럼 모두 한마음으로 뛰어 극적인 역전을 시켜보자. 그 때의 감동을 우리 모두 맛보지 않았는가.

관련기사



서정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