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입」도 「빅딜」대상이냐.30일 한나라당 당직개편때 안택수(安澤秀)의원이 대변인에 선임된 것과 관련, 여의도 정가에서 5대그룹이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여야 대변인도 「맞트레이드」가 된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한나라당 安신임대변인은 지난 대선 직전 당시 야당인 자민련 대변인을 하다가 지역정서를 들어 DJP에 반대해 자민련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한뒤 11개월여만에 다시 야당의 입이 됐다.
반면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지난 5월 역시 지역정서를 들어 한나라당을 탈당, 자민련에 입당해 두달전에 자민련의 입으로 등극했다.
결국 여야간 입도 「빅딜」이 된 셈이다.
이같은 대변인의 맞교환방식은 조명각도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우선 이들은 옛친정에 대한 상호공세의 포문을 퍼부어야 하는 기구한 정치운명에 놓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이들이 탈당할 당시의 이유를 보면 공교롭게도 그 어느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지역정서라는 버거운 장애물이어서 일견 이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양당 대변인의 스타일이 매사에 신중하고 이들의 출신이 당의 아성이라는 점에서 양당 주군(主君)에 대한 공세수위 조절은 쉬울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정치적 도의를 저버릴 수 없어 성명전을 펼칠 때마다 문구 하나하나에 고민을 많이 할 것이란 얘기다.
두 대변인 모두 초선으로 安대변인은 당시 자민련총재였던 김종필(金鐘泌)총리의 지원에 힘입어, 李대변인은 당시 여당으로 충청의 자민련바람을 꺽은 소위 반(反)JP세력으로 각각 정계에 입문한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安대변인이 기자시절 JP와 끈끈한 인연을 맺은 계기로 자민련 대변인을 맡은 것이나, 李대변인이 주요 고비때나 성명서 발표전 金총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를 수시로 접촉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빅딜모양새를 차린 이들 두 대변인은 주군에 대한 인신공격보다는 정책분야에서의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적군이 아군으로, 아군이 적군으로 둔갑할 수 있는 등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 정국상황에서 자칫 자기자신의 족쇄를 채워 정치생명을 단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할 것이다.
실제 자민련 부대변인사이에서 李대변인이 한나라당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반면 安대변인도 두고 봐야 알겠지만 대(對)자민련에 대해서는 약공을 취하지 않겠느냐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선을 전후해 말을 갈아타고 공당의 입을 맡고있는 이들 두 대변인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이 되는 것은 이때문이다.
비슷한 처지의 이들 두 대변인이 「선의의 경쟁」을 벌일지 주목되며, 이를 계기로 「대변인 문화」도 정착될지 두고 볼 일이다.【양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