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갈팡질팡 정부 발표에 힘든 엄마들


얼마 전 둘째를 낳은 워킹맘이다. 지난 3월 ‘유아용 젖병에 비스페놀A(BPA) 사용 금지’된다는 것이 엄마들에게 이슈가 됐다. 각종 육아 관련 사이트에서는 쓰는 젖병을 모두 버려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또 대체 소재에 대한 추천과 의견 글도 다양해 어떤 젖병을 사용해야 할지 더 큰 고민이 생겼다.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국내 유통 중인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유아용 젖병은 모두 BPA 불검출이라고 발표해 내심 안심했지만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아 PC 재질의 유아용 젖병은 모두 판매 금지된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 발표만 믿고 젖병을 사용한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죄를 지은 듯 미안하기만 하다. PC 젖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범위하게 사용하던 가장 일반적인 젖병 소재이다. 오랜 시간 고온 소독할 경우 BPA가 검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3분 이내의 일상적인 열탕 소독으로는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폴리에테르설폰(PES)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인체에 안전한 소재라고 각광받고 있지만 반투명한 갈색을 띠어 세척 후 혹시 남아 있는 침전물 등을 확인하기 불편하고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가격에 대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PC 젖병에 비해 대부분 다른 소재의 젖병은 고가다. 어떤 브랜드는 젖병 한 개 가격이 4만원이 넘는다. 물론 아이 건강이라면 훨씬 비싼 친환경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지만 젖병이 한두 개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최소 5~6개 이상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사실 부담이다. 정부는 얼마 전에 용출이 안 된다는 발표를 해 안심시켜놓고 다시 제조 금지를 하는 등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보다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젖병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사용 교육과 홍보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 PC 젖병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지 않고 흠집이 생겼을 때 사용하지 않으면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또 새로운 젖병 대체재가 정말 안전한가에 대해 확실한 신뢰를 엄마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전하다던 소재도 위험하니 사용하지 말라고 발표해 버리면 그동안 그것을 사용한 아기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보다 책임 있고 신중한 결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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