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85로 연결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기서 백은 86으로 기대어 타개에 나섰다. 우변을 집으로 확보하자면 흑87로는 참고도1의 흑1로 지켜야 한다. 그러나 그 다음이 불안하다. 백2면 또 흑3으로 지켜야 하는데 백4로 공격당하면 과연 중앙의 거대한 흑대마가 무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장쉬는 흑87로 젖히는 길을 선택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우변 흑대마의 사활이 다급하게 되었다. 궁여지책으로 장쉬는 흑93을 희생타로 삼아 흑95로 연결하는 수단을 만들어냈다. 백96으로 참고도2의 백1에 받으면 흑2에서 4로 백이 잡힌다. 그러므로 백96으로 물러난 것은 당연하다. 흑대마가 연결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이 너무도 굴욕적이다. 백96으로 한 점을 잡은 것과 흑97로 한 점을 잡은 것의 실효는 차이가 크다. 백은 7집 이상의 이득을 보았는데 흑은 딱 2집의 이득을 본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더 딱한 것은 상변쪽 흑대마와 우변의 흑대마가 연결하긴 했지만 아직도 완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백98이 놓이자 정말로 거대한 흑대마의 사활이 다급하게 되었다. 백이 가에 두게 된다면 흑대마는 산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고마쓰 9단) “3연승을 거두고서 장쉬의 마음이 풀어진 느낌이예요.”(야마다 8단)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