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수위 "외자유치 앞서 외환은행 정리"

HSBC측 인수 탄력 받을듯<br>미국 정부등 압박에 "관계개선 위해 털고가자"<br>2차 계약시한인 4월말 이전에 확정 가능성<br>HSBC 경력 엘든 막후서 큰 역할했을 수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외국인 투자유치에 앞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HSBC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론스타와 HSBC가 맺은 1차 계약 시한인 오는 1월 말은 넘기더라도 2차 시한인 4월 말 이전에는 인수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와 HSBC는 물론 미국 정부까지 나서 외환은행 매각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새 정부도 외국인 투자유치와 미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위해 서둘러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따라서 이미 론스타와 계약을 맺은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만 해도 정권이 교체되면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HSBC는 당초 1월 말로 예정됐던 외환은행 주식취득신청서를 대통령 선거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17일 전격적으로 제출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홍영만 금감위 홍보관리관은 “법원 판결이란 검찰과 론스타 두 당사자가 재판 결과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검찰과 론스타가 항소하지 않으면 인수 승인을 하겠다는 의미다. ‘경제 살리기’와 ‘외국인 투자유치’를 강조하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법원이 판결을 서두르고 검찰이 대승적 차원에서 항소하지 않으면 HSBC의 외환은행 인수는 마무리된다. 법원과 검찰ㆍ론스타의 태도도 달라졌다. 법원은 그간 수십 차례나 검찰 수사와 감사원 조사 요구에 불응했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지난해 말 갑자기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긴급체포와 출국금지 가능성이 높은데도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을 결정했다. 검찰 역시 ‘구속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공항에서의 긴급체포는 그레이켄 회장의 태도에 달렸다”며 체포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론스타는 미국 측 변호사로 부시 가문과 가장 절친한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법률회사를 선택했다. 이 당선인 대통령 취임 경축 사절단에는 론스타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에 기반을 둔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대통령직인수위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은 데이비드 엘든 두바이 국제금융센터기구(DIFCA) 회장도 막후에서 큰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지난 1979년부터 HSBC에서 일하면서 외환위기 당시 HSBC 회장으로 서울은행(1999)과 한미은행(2003) 인수에 모두 실패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말 이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당위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외환은행이 HSBC를 파트너로 맞으면 HSBC의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이용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며 “동북아 금융허브를 지향하는 한국도 글로벌 은행과의 경쟁을 통해 한층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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