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600년만에 해상 원정 나서나

소말리아 해적 소탕위해 전투함 파견 검토<br>현실화땐 15세기 '정화의 원정' 이후 처음<br>서방 예민한 반응에 당국 "정해진 것 없다"

'15세기 초 '정화(鄭和)의 원정' 이후 연안에만 머물렀던 중국이 600년 만에 해상 원정에 나섰다.' 중국이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전투함을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자 서방 언론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헤 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7일(현지시간) 유엔(UN) 안정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국제적 공조차원에서 소말리아에 해군을 보내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번 발언은 유엔 안보리가 소말리아 해적에 대해 육상 작전과 공중 폭격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외신들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경계하는 미국 등 서구 세계의 입장을 반영해 이를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1405~1433년 사이에 이뤄진 정화의 대규모 해상 원정 이후 원거리 해상 활동이 전무했다. 19세기까지 서구에 의해 강제로 문호를 개방하기 이전까지 강력한 '해금(海禁)정책'을 취했으며 지난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집권한 이후에도 주변 연안에서의 작전에 머물렀다. 가끔 세계를 일주하거나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몇몇 항구에 기항(寄港)한 적이 있을 뿐이다. 중국이 소말리아 해상에 전투함과 보급선을 파견하게 되면 600년 만에 중국 대륙으로부터 수천킬로미터 밖에서 군사 작전을 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소말리아 주변 해상에는 해적 행위가 극심한 아덴만을 중심으로 미국과 영국,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등 10여 개국이 전함을 파견해 놓고 있다. 하지만 작전범위가 한반도의 10배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한데다 해적들이 고속 보트와 최신무기를 갖추고 신출귀몰해 퇴치작전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이후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은 상선은 30척이 넘고 나포된 수도 19척에 이른다. 특히 유엔 안보리의 제재안이 통과되던 당일에는 4척의 화물선이 공격을 받아 이중 3척이 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적 퇴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다국적 군은 중국의 전함 파병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해적 소탕 작전에 참여중인 미국 제5함대의 대변인인 제인 캠벨 중령은 "현재 10여 척의 함정과 몇몇 항공기로 이 지역을 순찰하느라 악전고투하고 있다"면서"아덴만을 효과적으로 순찰하는 데에만 60여 척의 함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구 언론들은 중국의 행동을 순수한 목적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석유와 다른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원거리에서의 군사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중국이 대양(대양) 해군으로 도약하는 디딤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매년 군비를 15~20%씩 늘려왔고 해군력을 급속하게 증강시켰고 러시아제 함정과 잠수함을 구비했으며 함정에 유도미사일과 항공기를 탑재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대양 해군에 필수적인 항공모함 건조까지 고려하고 있다. WSJ는 중국이 3개의 대양 함대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파이낸설임스(FT)는 중국 고위급 관리의 말을 인용 "중국은 대양 작전에 사용할 목적은 아니지만 항공모함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에 파견된 서구의 군사 외교관들은 "중국이 다른 나라 군대와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하지만 '아틀란타 작전'을 수행중인 유럽연합(EU) 등의 명령을 받으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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