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만성질환 퇴치 범국민운동] B형간염 환자 보험제도

적용기준 엄격해 '큰 부담'현재 판매되고 있는 B형 간염 치료제는 먹는 약인 라미부딘(제픽스)과 인터페론 주사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약제가 없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치료제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라미부딘. 임상결과에 따르면 이 약을 복용할 경우 98%가 2주만에 간염 바이러스 DNA가 급격히 감소했고, 3년 투여 시 65%의 항체생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약효에도 불구하고 보험기준이 까다로워 제대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보험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ALT 수치 100 이상이고 ▦DNA 검사결과 양성이며 ▦HbeAg(e항원)이 양성인 경우를 모두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1년까지만 인정하며 그 후에는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국내 성인환자는 180만명(총감염자 450만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당국이 눈에 보이는 보험재정 안정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환자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LT 수치가 100 이하라도 위험요인이 많고, DNA가 음성이면서 e항원이 양성일 경우 죽음을 부르는 '돌연변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적용을 받기 위해 3개월마다(2회)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도 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간질환 치료비용은 연6,200억원 규모. 그 중 B형 간염이 차지하는 의료비는 1,4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간염은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악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재정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은 절실히 필요하다. 대학병원의 한 전문의는 "라미부딘은 가격면에서 볼 때 1년 치료비용이 인터페론 6개월치의 30%에 불과하며, 주사제보다 사용이 편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간염치료제로서는 최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행 제도는 당장 건강보험 재정 안정만을 집착한 나머지 미래 보험재정 절감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토머스제퍼슨의대 한혜원 교수도 "B형 간염은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1년까지만 보험이 적용될 경우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는 환자들은 치료중단이 불가피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의료비 지출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보험제도는 장기적으로 보험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소가 많다. 의학계가 보험적용 기간의 확대와 적용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호미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누를 범하지 말자는 의미와 일맥 상통한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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