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수급안정 전망으로 8개월 만에 5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유가가 50달러대에 안착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일(현지시간)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 대비 2.35달러(3.9%) 하락한 배럴당 58.6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15일의 연중 최저치 57.6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14개월래 최고로 7월14일의 사상 최고치(77.03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23.82%나 급락한 것이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에서 11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는 2.09달러(3.5%) 떨어진 5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나라 석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 역시 배럴당 56.97달러로 전날보다 2.04달러 내렸다. 이 같은 국제유가 하락은 세계적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정제유 재고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감산이 수급 차질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이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석유재고 발표를 하루 앞두고 조사한 결과 미국 난방유 재고는 130만배럴, 휘발유 재고는 9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50달러대 안착과 60달러 재돌파 분석이 맞서고 있는 것. 다시 70달러 이상으로 오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50달러대 안착 가능성을 제기한 BNP파리바의 톰 벤츠 브로커는 “미국 에너지 재고량이 충분한 상태”라며 “원유 시장이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감산 결정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 멕시코만의 석유시설에 피해를 줄 만한 허리케인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된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최근의 유가 급락은 일시적 현상으로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케빈 노리시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국제 원유 시장의 수요가 올해와 마찬가지로 타이트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 회원들의 감산결정이 앞으로 유가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에드문드 다우코루 OPEC 의장은 “원유 시장이 다소 공급과잉 상태”라며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나이지리아의 감산 결정을 정당화시켜주며, 다른 OPEC 회원국도 감산 결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핵 개발 강행 의지를 표명한 이란도 향후 유가 움직임에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