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빚내자" 코스닥 신용거래 급증

융자잔액 한달새 565억 늘어


빚을 내 투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코스닥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게 치솟은 탓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조8,660억원으로 한 달새 565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신용거래융자는 1,063억원이 감소한 2조2,883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1월 말 4조2,041억원에서 4조1,543억원으로 497억원이 감소했다.

이처럼 신용거래융자에 대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간 온도 차가 큰 것은 최근 증시 흐름 때문이다. 2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2.16% 오른 데 반해 코스닥지수는 7.83%나 치솟아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한 지렛대(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투자자들의 발길이 자연히 코스닥시장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여기에 코스닥지수가 앞으로도 상승 곡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주로 개인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다. 신용거래융자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무리한 신용거래융자가 이른바 '깡통계좌'속출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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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간 투자자들이 빚을 내 사들인 코스닥 종목은 대부분 정보기술(IT) 부품주나 바이오주들로 나타났다. 이엘케이(70억원)와 모베이스(43억원)ㆍ마크로젠(41억원)ㆍ크루셜텍(40억원)ㆍ알에프텍(36억원)ㆍ나노스(32억원)ㆍ켐트로닉스(30억원) 등이 신용거래융자 상위종목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2월 이후 외국인이나 기관 등 자금이 몰리면서 코스닥지수가 크게 치솟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히 코스닥시장 내 종목으로 쏠렸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신용거래융자로 한층 높은 수익을 얻고자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는 IT부품 종목 등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신용거래융자가 증시 상승시기에는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 경우에는 손실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과거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한 이듬해인 2008년 국내 증시가 미국 악재로 급락해 무리하게 신용거래융자에 나섰던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만 입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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