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예금보험공사 출범 3주년

예금보험공사가 6월1일로 출범 3주년을 맞이했다.예금공사의 3년간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 지난 97년, 40명의 인원으로 세워졌던 「미니 공기업」 예금보험기금이 불과 3년만에 200여명의 인원(계약직 포함)을 거느린 금융 구조조정의 핵심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예금공사는 예금보험기금, 증권투자자보호기금, 보험보증기금, 신용관리기금이 각각 나누어 맡고 있던 은행, 증권, 보험, 종금, 신용금고의 예금자 보호업무 등을 지난해 4월 하나로 모은 조직. 금융기관의 파산 등의 이유로 예금자가 맡겼던 돈을 내줄 수 없는 경우, 대신 지급해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금융구조조정의 일익을 맡으면서 역할이 크게 늘었다. 부실 금융기관에 출자함으로써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물론 금융기관간 합병이나 인수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30조원 가량을 금융구조조정에 쏟아부었다. 퇴출 금융기관 경영진이 빼돌린 자산에 대한 조사를 벌여 이를 환수하는 「예금포도청」의 기능도 한다. 예금공사는 퇴출 13개 종금사를 대상으로 실사를 벌이고 있는데, 남궁 훈사장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면밀한 조사를 통해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금공사는 내년부터는 예금보험료율을 차등화시켜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금융기관에는 요율을 높여 적용함으로써 금융기관간 경쟁을 유도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 금융기관들이 『시어머니가 또하나 늘었다』며 반발하고 있어 요율 차등화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상급기관인 재정경제부의 기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어서 예금공사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최근에는 5개 인수은행과의 풋백옵션 협상에서 예금공사가 밀리는 듯한 인상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산하인 성업공사가 공격적 경영을 통해 최근 부실채권 매각에 잇달아 성공하는 등 상한가를 치고 있는 반면, 예금공사는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 주변의 시각. 『큰집 살림(재경부 권한)이 쪼그라들다보니 작은 집(산하기관)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게 예금공사 실무자들의 불만이다. 예금공사가 명실상부한 「금융구조조정 핵심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많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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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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