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과 강도 대치그린 스릴러물뉴욕 맨하튼의 고급주택. 멕(조디 포스터)은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새 집으로 이사온다. 그 집에는 외부와는 완벽하게 차단된 안전한 공간 '패닉 룸'이 있다.
그 곳은 별도의 전화선과 감시 카메라에 연결된 수많은 모니터, 자체 환기 시스템, 물과 비상약 등 생존을 위한 필수품 등도 구비돼 있다.
당뇨를 심하게 앓고 있는 딸 사라와 폐쇄 공포증이 있는 멕. 이사온 첫날 밤 그들 앞에 세명의 무단 침입자가 나타난다.
패닉 룸 안에 숨겨져 있는 거액의 돈을 꺼내기 위해 들어왔지만, 집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모든 계획이 차질을 빚는다.
멕과 사라는 그들을 피해 가까스로 패닉 룸 안으로 몸을 숨기지만, 이들은 환자다.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바로 패닉 룸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데이빗 핀처는 '세븐'에서 암울하고 매혹적 영상, 충격적 반전으로 큰 성공을 거둔 감독이다.
그의 최신작 '패닉 룸'은 3층 높이의 단독주택 안에서 단 몇시간동안 벌어지는 집주인과 강도들의 대치를 강하게 그린 스릴러물이다.
청회색 톤의 어두운 주택 전체를 내리 누르는 우울한 분위기와 달리 날렵하고 정교한 카메라 워크로 흐트러짐없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연출력이 볼 만하다.
특히 강도 일당이 멕의 집에 들어올 때 카메라에 움직임을 놓치지 마라. 2층 침실에서 시작돼 현관 열쇠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갔다가 나온 뒤 집 구석구석과 범인의 움직임을 비추고 다시 침실로 돌아가는 5분간의 롱 쇼트는 이 영화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를 부각시키는 장면이다. 콜롬비아 출시.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