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사진) 에어부산 사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니 벽에 '에어부산 리딩캐리어 기반구축'이라는 문구가 걸려있었다. 대한항공 같은 대형항공사들이 건재한 상황에서 리딩캐리어라니 좀 허황되지 않은가 싶었다.
29일 부산상공회의소에 있는 집무실에서 만난 김 사장은 "에어부산의 리딩캐리어란 김해공항의 리딩캐리어다. (김해공항 이용객 중 에어부산 이용객이) 33%로 1위권"이라고 말하며 의문을 풀어주었다. 그는 "1위 항공사가 되면 지역 시장에서 여행사 등 영업 네트워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는 강점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9월까지 김해공항을 이용한 에어부산 고객은 26만 명이다. 1위 대한항공과는 1만4,000명 차이다.
아울러 김 사장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노선에서의 리딩캐리어 위상을 강조했다. 그는 "항공 노선은 하나하나가 모두 하나의 상품"이라며 "운영 노선에서의 1위 역시 그 자체로 영향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운영하고 있는 12개 노선 중 8개 노선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에어부산은 새로 들여오는 기재를 신규 노선 개설보다 기존 노선 증편에 투입하고 있다.
안전ㆍ서비스 역량에서의 리딩캐리어 역시 김 사장이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그는 "올해 가장 기분 좋은 일이 능률협회 고객만족도조사와 표준협회 한국서비스품질지수 저비용항공사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라며"수도권의 기관들이 에어부산 같은 지역항공사를 1위로 선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사의 기본이 고객만족과 안전인 만큼 안전과 서비스 분야의 리딩캐리어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3년간 이어온 흑자 행진을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상반기 10억 원 적자를 예상했는데 4,0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목표인 영업이익 80억 원 달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편과 신규취항도 이어진다. 11월 캄보디아 씨엠립, 12월 대만 카오슝에 취항 예정이며 부산~후쿠오카 노선도 곧 일3회로 증편해 부산ㆍ경남 지역을 넘어 인접 일본 시장까지 배후지로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김 사장은 에어부산을 '스마트한 실용항공사'로 정의했다. "풀서비스 캐리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비싼 가격을 받고 저비용항공사는 보통 최저가에 최소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에어부산은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 할 것은 하면서 비용을 아끼는 융합형 항공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에어부산은 저비용항공사임에도 비행기를 타는 모든 승객에게 신문과 핫 밀(따뜻한 식사)을 제공하고 있다. 또 비행편을 30분 단위로 운영하는'3060'제도, 좌석간 간격 확대, 모바일 탑승권 발권 시스템 등 다양한 고객편의를 위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08년 고향 부산을 기반으로 새로 출범한 에어부산의 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아시아나항공에서 30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부산을 출범 3년만인 2010년 흑자전환 시켰으며, 출범 5년 만인 지난해에는 누적결손마저 해소했다. 그는 "젊은 날 고향을 떠날 때 이렇게 다시 돌아 올 줄 몰랐는데 이제는 이곳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누적 결손을 이미 해소한 만큼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며 경상도 사투리로 '단디' 나아가겠다고 말하는 김 사장의 표정에서 여유와 함께 자신감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