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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차기총장, 유엔출입기자단 송년만찬 참석
입력2006.12.10 19:42:23
수정
2006.12.10 19:42:23
재치있는 화술·노래로 유엔개혁 강한 의지 표현<br>개사 캐럴송 불러 환호 끌어내<br>별명 '기름장어' 소개하며<br>"행동은 미끈거리지 않아" 강조
반기문(사진) 차기 유엔사무총장이 뛰어난 재치와 유머감각으로 유엔개혁을 예고했다.
반 차기총장은 8일(현지시간)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단(UNCA)과의 연례 송년만찬에 참석, 재치 있는 화술과 노래실력을 통해 유엔개혁에 대한 그의 강렬한 의지와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 차기총장은 크리스마스 캐럴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우리마을에 오시네(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의 주어인 ‘산타클로스’를 ‘반기문’으로 개사한 멋들어진 캐럴송을 불러 각국 외교사절과 출입기자 등 370여명의 열광적인 환호와 웃음을 이끌어 냈다.
반 차기총장은 “나는 리스트를 만들어 두 번이나 확인을 했다네. 누가 개구쟁이이고 누가 착한 아이인지를 찾아 낸다네”라는 개작 가사를 통해 유엔사무국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했다.
그는 노래에 앞서 연설을 통해 한국의 기자들이 자신을 ‘기름장어’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소개하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나의 행동은 절대 미끈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 차기총장은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일하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로우키(low-key)’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에 일부에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연설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부드러우면서도 정곡을 치르는 유머를 섞어 유엔 개혁을 지휘하겠다는 강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한편 9일 뉴욕타임스도 한 면 전체를 할애한 토요 인물란을 통해 반 차기총장이 지난 총회 수락연설에서 겸손함을 열정부족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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