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임금 주식으로 지급” 미국식 제도/도요타·소니·닛산·NEC등 속속 도입【동경 AP=연합 특약】 「주식회사」로 불리우는 일본이 서구적인 스톡옵션제(주식선택 부여권)를 도입하고 새로운 경영구조 실험에 나섰다.
그동안 종신고용제와 집단주의를 경영철학으로 삼아왔던 일본 기업풍토에서 미국 등 서구사회에만 보편화된 이질적인 스톡옵션제가 어떤 방식으로 뿌리내릴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실 일본기업들은 그동안 주주의 이익보다 임직원들의 복지에만 신경쓴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터라 스톡옵션제 도입으로 일본 경영자들의 관심이 주식 수익을 올리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가장 먼저 스톡옵션제 도입에 나선 곳은 일본의 최대자동차회사인 도요타.
회사측은 최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6명의 중역들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달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밖에 소니·닛산·NEC 등도 내년 도입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일본의 스톡옵션제는 임원들이 보유주식을 팔아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미국과는 다른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임원진들이 받는 보상의 3분의 1은 스톡옵션을 통해 채워지고 있어 근로자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경영진들의 임금만 부풀려지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도요다는 임원진들에게 5천∼1만5천주의 범위에서만 주식을 매입할 옵션을 제공키로 했으며 옴론사는 미국보다 훨씬 적은 폭의 옵션을 임직원들에게 부여할 방침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영진들은 스톡옵션제로 받은 주식을 미국처럼 손쉽게 시장에 내다팔아 현금을 챙기지는 못할 전망이다. 대외적인 이미지를 중시하는 일본적인 풍토에서는 자칫하면 주식 매각이 외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발판으로 고도성장을 이룩했던 일본이 스톡옵션이라는 이질적인 실험에서 어떤 성과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