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면서 은행의 예금 가운데 금융자금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예대율이 10년만에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예대율 하락은 안정적인 대출비중이 낮아지는 대신 유가증권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예대율은 작년 11월말 현재 73.1%에 그쳐종전 최저 기록인 지난 88년말의 74.7%보다 낮아졌다. 예대율은 90년말 89.7%, 92년말 86.7%, 93년말 91.3%, 95년말 89.6%, 97년말 91.5% 등으로 80∼90%대를 유지해왔다.
98년들어선 1월말 98%까지 치솟았으나 4월말 97.4%, 6월말 89%, 8월말 83.9%, 9월말 77.1%, 10월말 75.6% 등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예대율이 급락한 것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등 자금수요가 최악의 상황인데다 은행들도 신용이 불안한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68.8%), 부산(67.1%), 대전(62.4%) 등은 70%에도 못미쳤고 대구(91.3%), 전북(90.5%), 전남(98.3%), 경남(92.8%) 등은 비교적 높았다.
또 요구불 및 저축성 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를 합친 총예수금 중에서 금융자금과 재정자금, 국민투자기금을 합친 총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월말 90.2%에서 11월말 71.5%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해 자금운용에 어려움이 많다』며『기업 투자가 회복되지 않는한 은행들도 수익성을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홍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