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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이 타협했어야 했다

제10보(142∼169)<br>○시에허 8단 ●이세돌 9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1국>



시에허는 급소를 놓치지 않았다. 백44가 흑대마의 안형을 없애는 급소 중의 급소였다. 바둑텔레비의 해설을 맡은 원성진9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돌이형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일단 위기상황입니다. 흑이 힘들 것 같습니다."(원성진) 흑45가 이세돌이 보아둔 반격의 수순이었다. 백46은 절대. 계속해서 흑47이 안형의 급소였다. 이세돌은 일부러 자기 대마의 허점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수상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이끈 것이었다. 지금까지 흑이 형세가 불리하다는 식으로 말하던 원성진9단의 어조가 바뀌었다. "과연 세돌이형이군요. 숨막히는 수상전인데 이건 백도 장담할 수 없어요. 백이 도리어 타협책을 찾아야 할 판입니다."(원성진) 잠시 후에 원성진의 말이 또 바뀌었다. 흑53이 놓였을 때였다. "백대마가 잡혔습니다. 세돌이형의 무서운 전투력이 다시 한번 진가를 나타냈습니다."(원성진) 흑59로 참고도1의 흑1에 끊었더라면 백대마가 다 잡혔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와서는 백대마가 살아가도 흑이 많이 남는 바둑이다. "백이 뭘 잘못 둔 것일까?"(필자) "백42로 A에 두었더라면 양상이 많이 달랐을 겁니다. 그리고 백44로 잡으러 간 것도 문제였어요."(김만수) 백44로 참고도2의 백1에 두어 타협했으면 여전히 백이 이기는 바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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