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우석 파문 중간조사 발표] 성공 신화서 추락까지…

국민영웅서 논문 조작극 주범으로<br>영롱이·스너피 탄생시켜 동물복제 세계적 인물로<br>배아줄기세포' 만들어 난치병 환자 구세주 부상<br>국내외 과학계서 다져왔던 입지 물거품 위기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발표로 황우석 교수에게 ‘논문조작’이라는 불명예가 씌워지게 됐다. 조사위의 최종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황 교수에게 붙여졌던 ‘국민적 영웅, 한국의 희망’이라는 호칭은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스타급 연구자로 부상하며 노벨상 후보로까지 떠오른 그가 하루 아침에 논문조작의 주범으로 추락한 사건은 국민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줬다. 황 교수의 동물사랑은 고등학교 때도 각별했다. 서울대 의대를 지원하라는 담인 선생님의 권유에 맞서 그가 수의대에 원서를 넣겠다고 고집했던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84년 일본으로 건너가 훗카이도대 객원연구원으로 있을 때도 그의 주된 연구 분야는 동물 유전자 조작과 인공번식이었다. 86년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그는 동물복제 연구에 전념했다. 이 같은 노력 덕으로 99년 2월 한국 최초로 체세포 복제 젖소(송아지) ‘영롱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영롱이의 탄생은 황 교수를 무대의 중심에 올려놓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해 3월 복제 한우 ‘진이’의 탄생을 발표하면서 동물복제 연구 분야의 세계적 인물로 떠올랐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4년 2월 사람의 체세포를 난자에 이식해 만든 복제 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그에게 ‘세계적 과학자’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정부 역시 황 교수에게 과학기술인 최고훈장인 창조장을 수여했다. 특히 그가 2005년 5월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은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척수마비와 파킨슨씨병,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고 있는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논문은 난치병 치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됐다. 연이어 그는 올해 8월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를 탄생시켰다는 내용을 ‘네이처’지에 발표하며 난치병자의 구세주로까지 부상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일까. 그의 명성은 난자를 돈으로 주고 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황 교수는 난자 매매를 ‘백의종군’으로 돌파했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그의 모습을 보고 ‘떳떳한 과학자’라며 지지 의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후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결정적으로 황 교수와 동고동락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는 없다”는 폭탄선언을 하게 됐다. 황 교수는 노 이사장의 이 같은 주장에 “줄기세포 사진을 조작한 것은 사실이다. 사이언스에 논문철회 요구하겠다. 하지만 줄기세포는 있고 원천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며 강공책을 구사했다. 특히 그는 줄기세포를 누군가가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제기,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논문이 조작됐다”는 서울대 조사위의 이번 중간 발표는 황 교수도 시인한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조사위가 밝혀낸 진실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조사위가 논문 조작을 공식 선언함으로써 황 교수가 국내는 물론 세계 과학계에서 다져온 입지가 물거품이 돼버릴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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