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산영화제 작품, 부산서만 본다?

개막작 ‘쓰리 타임즈’ 등 대부분의 화제작들<BR>“영화제와 극장관객 다르다” 개봉일도 못잡아

“부산영화제 영화는 부산에서만 만난다?” 지난 1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1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9만 3,000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영화제를 화려하게 수놓은 화제작들은 대부분 개봉일조차 못 잡고 있다. 영화제 기간 해운대ㆍ남포동의 뜨거운 열기가 정작 극장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지난 한 달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 타임즈’조차도 국내 개봉일을 확정짓지 못한 채, 내년 상반기 중 일반 극장에 선보인다는 계획만 세워놓고 있다. ‘쓰리 타임즈’를 수입ㆍ배급하는 영화사 스폰지 측은 “감독의 명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볼 사람들은 영화제와 상관없이 볼 것”이라면서도 “영화제 관객과 일반 관객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부산영화제 개막작이라는 후광이 그리 크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대략적이나마 개봉이 예정된 작품들은 일부 한국영화를 제외하곤 10여개 안팎이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 출품됐던 ‘로프트’나 ‘섹스와 철학’ ‘흔들리는 구름’ ‘망종’, ‘월드 시네마’ 섹션을 통해 소개됐던 ‘챠밍스쿨&볼룸댄스’, 야외상영작이었던 ‘투 브라더스’ 정도가 국내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영화 모두 연내 개봉조차 불투명하다. 그나마 영화제 측이 관객들과 소통이 쉬울 것으로 판단해 야외 상영작으로 선정한 ‘투 브라더스’와 같은 영화 조차도 수입ㆍ배급사 측은 내년 초에나 개봉일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룽ㆍ김희선이 주연한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이나 싸이더스FNH가 제작한 ‘연애’, 폐막작 ‘나의 결혼원정기’ 등도 개봉을 했거나 준비 중. 그러나 이들 영화는 굳이 부산영화제가 아니라도 특급 스타 캐스팅과 대기업 배급자본의 힘을 앞세워 언제든지 대규모 배급이 가능한 영화들이다. 이는 지난해 부산영화제 출품작들이 영화제가 끝나기가 무섭게 영화제 후광을 앞세워 가을 극장가를 수놓았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개막작이었던 왕자웨이 감독의 ‘2046’은 영화제가 폐막한 당일날 대대적으로 개봉한 바 있다. 패스트푸드의 해악을 낱낱이 고발하며 화제를 모은 ‘슈퍼 사이즈 미’나 ‘비포 선셋’ ‘하나와 앨리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등 영화들이 모두 부산영화제 참가작임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었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오히려 지난해가 예년과 다른 독특한 경우”라며 “예술영화 성격을 띄는 영화제작품 특성상 스크린을 많이 잡고 가기엔 애초부터 어렵다”고 밝혔다. 올해 출품작 가운데 5편 가량을 배급할 영화사 미로비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부산영화제를 등에 업고 홍보를 진행했지만 개ㆍ폐막작이 아닌 이상 효과가 그다지 없었다”며 “개봉 일정은 영화제와는 상관없이 극장 상황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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