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 공식접촉 회피… 해결 장기화될듯/황장엽 망명 각계 스케치

◎북,북경 한국총영사관에 한때 위협적 행동○황비서·김덕홍건강 ○…황장엽비서 망명사건 협의를 위해 중국에 파견된 한국대표단(단장 김하중 외무장관특별보좌관)은 정종욱 주중대사와 함께 13일 하오 중국외교부로 당가선부부장을 만나 중국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한국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공식접촉을 기피. 중국측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니 양측이 냉정하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사건을 해결해줄 것을 요망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해결이 장기화될 전망. 중국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조선족, 한국관련 연구소 직원, 한국대사관 직원 등과 활발한 접촉을 시도하면서 사건의 진상파악 및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측은 북한측에도 자제를 요청한듯 이날 하오부터는 한국대사관 및 총영사관 근처에 배치됐던 수십대의 북한측 차량과 요원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현재 황씨와 수행원 김덕홍씨는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있고 건강상태도 양호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에 신변안전 당부 ○…북한측은 황장엽의 망명요청 사실이 밝혀진 12일 저녁 이후 한국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고 공관원을 미행하는 등 위협성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국대사관측이 13일 밝혔다. 12일 하오 10시께 북한 대사관 소속 차량번호를 단 2대의 승용차에 분승한 7, 8명이 북경 조양구 삼리둔 외교단지 내에 있는 한국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중이던 무장 공안경찰에 저지됐다는 것. 대사관 관계자는 같은날 밤 모참사관 등 2명이 퇴근하던 도중 역시 북한 대사관 차량의 미행을 당해 이를 따돌리려고 1시간여 동안이나 북경 시내를 돌다 실패, 결국 총영사관에 가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북한측은 현재 한국대사관이 들어있는 북경시 조양구 건국문 대가 국무 빌딩 주변과 한국총영사관 주변에 북한대사관 차량 등을 동원, 반위협성 시위를 하고 있으며 각 차량에는 2, 3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탑승,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한편 한국총영사관 주변도로는 13일 상오 11시 직전에 봉쇄가 해제되어 교통이 재개되고 대사관 직원들의 공관출입이 허용됐으나 중국 공안요원 15명 가량이 차량 2대와 함께 배치돼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의 모든 창문에는 커튼이 쳐있는 상태. 대사관측은 이에 따라 중국 공안당국에 이들의 행동을 저지해 주고 교민, 유학생 등의 신변 안전조치를 강화해 주도록 요청했다. ○한·중외무회담 촉각 ○…황장엽 북한 노동당 비서의 한국 망명요청이라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1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외무장관 회담의 실무준비를 맡고 있는 주싱가포르대사관측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사관측은 특히 유종하 외무장관이 회의 참석을 취소했다가 이를 번복함에 따라 서울본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중국·일본 등 주요국들과의 외무장관 회담 일정을 조정하느라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한 관계자는 『황의 망명허용 여부는 중국측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가 관건인 만큼 한·중 외무장관 회담에서 사건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 장관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ASEM회의에 계속 참석하는 것은 전 부장과의 회담 중요성을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 ○…중국 외교부는 13일 하오 사건발생 하룻만에 공식 논평을 내고 『각 유관 당사측은 대국적 견지에서 이 문제에 냉정하게 대처하고 타당하게 처리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당국강대변인의 이같은 1차적인 논평은 지난해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때의 첫 논평과 유사한 내용으로서 중국측은 당시에도 한반도 문제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출발해야 하며 북한측을 자극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불리하다는 입장을 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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