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투자신탁등 틈새 상품 인기

■ 2001 재테크 결산정기예금보다 금리 연1~3%P이상 높아 "불티" 올해 재테크의 화두는 단연 '저금리'였다. 사상 최저 금리가 이어지면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세후 실질이자소득이 격감, 이자생활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그런가 하면 금리 하락이 계속되자 부동산투자신탁 등 틈새 상품에 많은 돈이 몰리기도 했으며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기 시작, 대출금리가 5%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재테크를 결산해본다. ◆ 사상 최저 금리 이어져 이자생활자 '고통' 1월 초 연 8.13%였던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지난 10월 초에는 5.87%까지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도 연 6.70%에서 4.34%까지 떨어졌다. 시장금리가 이처럼 크게 하락하자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사상 최저치를 연이어 경신했다. 지난 해 12월 연 7.5%였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4.8∼5.0%까지 내렸다.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나가자 재테크 시장에서는 명암이 엇갈렸다.은행예금 금리 하락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은 사람은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이었다. 예금이자에서 이자소득세(이자소득의 16.5%)를 제하고 올 물가상승률(4%대)을 제할 경우 손에 쥐는 실질이자소득은 마이너스였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금과 명예퇴직금을 받아 은행예금에 넣어두었던 많은 퇴직자들은 줄어든 이자소득으로 또 한번 허리띠를 조여매야만 했다. 지난해 1억원을 은행에 맡겼다면 매월 52만원을 수령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33만원으로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경기가 차츰 회복돼 다소의 금리 상승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과거의 '두자리수 금리'로는 돌아가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부동산투자신탁 등 틈새상품에 시중 돈 몰려 은행 예금 금리가 하락하자 정기예금 금리에 '플러스 알파'금리를 추가로 지급하는 틈새 상품에 많은 돈이 몰렸다. 그 중에서도 부동산투자신탁의 인기가 제일 높았다. 부동산투자신탁이란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관련 자산 등에 운용하고 신탁기간이 끝나면 해당 펀드를 청산해 가입한 고객들에게 실적배당을 하는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이다. 대개의 펀드들이 부동산 관련대출에 70% 이상을 운용하고 나머지 30%는 국채나 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를 한다. 정기예금에 비해 연 1∼3% 포인트 이상 높은 예상배당률을 제시하자 고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거의 모든 은행에서 판매와 동시에 마감이 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판했던 국민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은 지난 7월 첫 만기를 맞아 연 11%의 높은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배분해 기대에 부응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했던 신용금고의 정기예금도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지난 11월에는 경기도 소재 신용금고에서 은행권의 정기예금보다 3%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판매하자 지방 거주자들이 돈을 맡기기 위해 전세 버스와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다. 지방의 일부 신용금고는 아예 일정액 이상을 맡기는 고객에 대해 교통비를 지급하는 이색적인 마케팅 방식을 동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금리 하락세가 주춤하자 하반기에는 3∼6개월 정도의 단기투자 금융상품에 많은 시중자금이 몰렸다. 우량한 기업어음(CP)에 투자를 하고 정기예금에 비해 수익률이 0.3∼0.5%포인트(3개월∼6개월 기준) 높은 단기 특정금전신탁과 하루만 맡겨도 실세금리가 적용되는 투신사의 MMF는 단기투자 성향의 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했던 금융상품이었다. 최근에는 규제가 풀리면서 은행신탁펀드에 3개월 만기 전후의 단기 상품이 등장해 투신상품과 본격적인 경합이 시작됐다. ◆ 연 5%대 대출상품 선보여 주식시장이 침체되고 기업에 대한 여신 축소로 돈 굴릴데가 여의치 않자 은행을 비롯한 거의 모든 금융기관들이 아파트와 일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경쟁을 벌였다.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은 크게 양도성예금(CD) 연동대출과 기준금리(P) 연동대출, 확정금리 대출 등 3가지 종류가 있지만 3개월마다 대출금리가 변경되는 CD연동 대출이 올해 대출시장을 주름잡았다. CD연동 대출은 대출일 직전 CD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정하는 상품으로,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3개월 후부터 낮아진 대출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연초 연 8.6%대였던 CD연동 대출금리는 6%대까지 하락했으며, 1년제인 경우에는 5%대까지도 하락했다. 대출금리가 하락하자 기존에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대출상품을 낮은금리로 바꿔주는 '리파이낸스(refinance)'대출도 인기상품이었으며, 3년 이상 대출을 받는 사람에게는 대출금의 1%에 이르는 설정비 등 부대비용을 감면해 주기도 했다. 신용금고와 여신전문금융사에 이어 보험사들까지 일제히 소액대출시장에 뛰어든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 신용금고는 자금운용의 활로를 소액대출로 뚫어 사채를 쓰던 저신용자들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최고 연 60%의 대출금리에도 돈을 쓰겠다는 고객들이 쇄도했지만, 결국 성패는 부실과 연체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린 만큼 아직 예단하기 이른 상황. 삼성캐피탈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다른 여신금융회사들과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대출전용카드를 만들어 대출시장공략에 적극 나선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쉽지 않은 고객층을 틈새시장으로 삼아 다양한 형태의 대출상품이 자리잡아가기 시작한 한 해 였다. ◆ 거액금융자산가는 분리과세 신탁 가입해 종합과세 대비 올해는 97년 말로 종료됐던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활되는 해였다. 부부 합산한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하는 거액 금융자산가는 부동산임대소득이나 사업소득 등과 합산해 최고 44%의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리과세 상품에 서둘러 가입하는 일이 중요했다. 특히 분리과세신탁은 1년 이상만 가입하더라도 33%의 세금만 물면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했고, 1인당 최고 6,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한 세금우대종합저축도 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라 10.5%의 세금만 물고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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