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올라도 일부 예금금리 하락 "이변"지난 1년 고시금리보다 1%나
최근 1년여간 국내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시중 실세금리와 무관하게 조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일부 은행은 실세금리가 상승할 때 오히려 예금금리를 떨어뜨리는 등 시장동향을 무시한 금리정책으로 예금주들의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8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만기 일시지급식) 평균 고시금리가 지난주 말 현재 4.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평균 고시금리보다 1.0%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시장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5.96%에서 5.38%로 0.58%포인트 떨어졌다.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지난해 7월 5.96%에서 하락세가 이어져 10월 초 4.34%로 바닥을 찍은 후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 기간 동안 대부분의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2~3차례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5.8%에서 4.5%로 1.3%포인트 내렸으며 이어 국민ㆍ하나ㆍ한미ㆍ제일은행 등이 모두 1.1%포인트 가량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올들어 시장금리가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며 지난 4월 초 6.46%까지 올랐지만 예금금리를 함께 상향 조정한 은행은 한미은행 한곳뿐이었다. 한미은행은 3월초 4.5%이던 정기예금 금리를 5.1%로 0.6%포인트 올렸다. 반면 제일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시기에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오히려 내렸다. 이외에 다른 은행들은 실세금리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예금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초 국고채 3년 유통수익률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높은 곳이 조흥ㆍ제일ㆍ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이었던 반면 현재 시장 실세금리보다 더 많은 이자를 주는 은행은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말 은행별 1년 만기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국민은행이 4.4%로 가장 낮았다. 이어 ▦신한ㆍ하나 4.5% ▦제일ㆍ외환 4.7% ▦조흥 5.0% ▦한미 5.1% ▦우리 5.3% 등이다.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