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환율 버거운 수준" 개입 시사

장기적으론 정상적 수준으로 돌아올것<br>8·31부동산대책 결과는 썩 만족 못해<br>5월 콜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한적 없어

21일 국회에서 열린 재경위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출석,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다른 나라에 비해 원화가치 상승폭(원화환율 하락)이 조금 커서 우리 경제와 기업에 버거운 수준까지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2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근 급락세를 보이는 환율과 금리정책,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환율급락으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한은이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환율이 급변한다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에 맞게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필요한 조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실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수급사정이 달라졌는데도 시장 참가 기업이나 딜러들이 한은보다 기계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환율수준이 우리 경제에 어려운 수준이라면 언젠가는 바뀌어서 환율이 제 수준을 찾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보다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져 (환율이) 미치는 효과가 작아졌지만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가 악화돼 자연스레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최근 환율하락이 통화정책을 속박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책임론도 이어졌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정부의 8ㆍ31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한은이 낸 보고서가 엉터리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총재는 “8ㆍ31 대책으로 부동산가격 급등세가 주춤했으나 연말과 올해 초 다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8ㆍ31 대책이 부동산 가격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희망했으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부동산 기대수익률은 20~30%나 되는데 (콜금리)0.25%포인트로 영향을 준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안정만을 위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며 한은의 통화정책은 경기나 물가ㆍ주식 등 자산가격과 대외거래 균형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기존 스탠스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어 5월 콜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냐는 질의에 대해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지 않았으며 제 표현이 서툴렀을 수도 있고 시장이 해석을 잘못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의 발언으로 국고채 3년물이 전날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4.91%로 마감되는 등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총재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진땀을 흘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4월 금통위 회의 후 시장의 일방적인 금리인상 기대감을 갖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면 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채권시장 역시 금리인상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유가상승에 대해서는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유가상승으로) 하반기 우리 경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성장이 전년동기 대비 5%가 채 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그것이 경기후퇴로 들어가는 신호라고 보지 않는다”며 “내년까지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아니지만 성장능력에 비해 그런대로 괜찮은 경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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