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군인·이주노동자… 마이너리티 모셔라

전우카드·아내사랑적금 등 은행 특화상품 출시 줄이어

은행은 대표적인 머저리티(Majorityㆍ다수) 시장이다. 그 중에서도 직장인ㆍ자산가ㆍ자영업자 등 경제활동이 왕성한 계층이 은행의 주된 고객이다. 반면 군인ㆍ여성ㆍ이주노동자 같은 마이너리티(Minorityㆍ소수)는 관심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중은행들의 마이너리티 챙기기가 부쩍 늘고 있다. 은행의 공적역할 강화 노력과 틈새시장 발굴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많은 시중은행들은 올 들어 군인ㆍ여성ㆍ이주노동자ㆍ어린이 등 대표적인 금융 마이너리티를 겨냥한 특화상품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직업군인 전용상품인 '참! 좋은 전우카드'를 출시했다. 군복지시설 10% 할인, 주요 마트 5% 할인, 통신 3% 할인 서비스가 탑재됐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군인들이 복무기간 동안 계획적인 저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신나라사랑적금'을 출시했다. 금리는 최대 연 5.5%가 책정됐는데 고금리를 주는 대신 저축한도를 월 최대 100만원으로 잡아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업군인은 자금흐름이 꾸준한데도 일종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어 은행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의무사병은 미래의 유력 잠재고객군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여성 고객을 위한 특화상품도 눈에 띈다. 그동안 여성고객, 특히 주부고객은 가계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제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인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은행들의 홀대(?)를 받아왔다. 국민은행이 출시한 'KB아내사랑적금'은 아내를 위한 우대금리와 함께 재해 및 여성의 특정암에 대한 보험서비스도 제공하며 '여심(女心)'을 적극 공략했다. 금리는 우대이율을 포함해 최대 연 3.4%를 보장한다. 우리은행은 여성 기업오너에 특화된 'W-care' 서비스를 이달 중으로 실시한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마이너리티로 떠오른 이주노동자를 겨냥한 은행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접근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에 주말점포를 여는 것은 물론이고 언어지원 서비스, 특화상품 출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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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이 원스톱으로 금융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는 '이지-원 패키지'를 출시했다. 과거 단순히 다문화가정을 응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들을 미래고객으로 보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시중은행들의 금융 소외계층 챙기기가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엄연히 세일즈의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렀다는 금융사들의 절박함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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