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결합으로 유통망 장악"

김준영 오비 사장 간담회…하이트측 "기우일뿐" 반박

김준영 오비맥주 사장은 13일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와 관련, "결국 유통망을 장악해 모든 것을 장악하겠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저녁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이트는 사업설명서에서 수도권의 진로 영업망을 활용해 (맥주)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오는 20일로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하이트-진로 결합심사 판단전망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할 문제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 정확히 모른다"면서도"소주와 맥주가 같은 시장이냐 아니냐, 유통망을 장악해 주류도매상 등에 끼워팔기를 할 것이냐 아니냐,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해 새 기업의 진입을 막느냐 아니냐가판단 기준이 돼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일각의 `조건부 승인' 관측에 대해 "조건부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그 이유로 "(규제 등 조건을) 지키는지 안지키는지 봐야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지켜볼 시스템이 없고 업체는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그는 "시장점유율 제한 얘기가 있는데 그것은 반(反)시장적인 것"이라며가능성을 낮게 본 뒤 "시장점유 제한은 하이트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만약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듯 "하이트가 유통망을 장악해 배부른 1등업체로 강자가 되면 변화와 혁신없이 현상유지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변화와 혁신만이 약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페트병 맥주을 비롯한 여타 신제품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큰 물고기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라며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킨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두개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는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병맥주가 약한데 대체 제품인 `큐팩'(대형 페트) 시장이 벌써 전체의 28%로늘어나는 등 변화가 있다"며 "변화와 혁신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카스가 우리의 희망인 2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사장은 하이트-진로 결합의 시너지 효과 평가에 대해 "하이트와 진로 직원은각각 1800명, 1천600명인데 하이트가 진로 직원에 대해 5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고했으니 어디서 시너지가 나오느냐"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일각에서 오비맥주 시장점유율이 급감할 경우 오너인 `인베브'가 오비 광주공장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오래 전부터 오비브랜드를 특정그룹에팔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나돌아온 루머"라며 당분간 매각계획이 없음을 확인했다. 김 사장은 또 하이트-진로 결합이 승인될 경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몇가지 생각하고 있으나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맥주 측은 "공정위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뿐"이라며 "다만 유통망 장악을 우려하지만 우리가 과거 보배를 인수했을 당시 보배의 지역 시장점유율은 60-70%였으나 이후 40%로 떨어진 예가 있다"며 "결국 앞으로 더욱 더 유통망보다는 브랜드 파워가 승부를 좌우하게 돼있는 만큼 다 기우일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주류시장이 재편되면 신제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시장 개척도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끼워팔기 우려는 그 자체가 우려스런 언급으로, 주류도매상 등에대한 끼워팔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제도적 장치가 돼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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