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쏠림'이 화(禍)를 부른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중국 펀드에 가입해도 되느냐’ ‘중국 증시는 과열인가’ 등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필자에게 이 같은 질문이 쏟아지는 것은 현재 증권부에서 일하고 있는데다 중국 특파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내놓은 정답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할 때마다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기도 하다. 분산투자라면 적극 권장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몰빵’을 염두에 두고 질문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들어 중국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과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서다. 수익이 높은 곳으로 투자자금이 움직이는 게 돈의 속성인 만큼 중국 펀드로의 자금 이동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쏠림이 너무 심하다는 데 있다. 한곳으로의 투자 편중은 자산배분의 균형을 깨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증시 과열과 거품 붕괴에 대한 경고가 세계 금융시장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펀드에 ‘올인’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 증시의 버블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이같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제어 능력을 믿고 있어서다. 경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기본방침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크게 오르고 크게 빠지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발언한 직후 홍콩 증시가 급락한 것은 중국 정부의 속도 조절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필자가 베이징에 처음 발을 디뎠던 지난 2002년 후 매년 중국 경제 거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까지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적정한 시점에 중국 정부가 나서 적절한 처방전을 내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모습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는 중국이 거품이 아닌지 등에 대한 것이 아니다. 바로 ‘쏠림’에 대한 후유증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모든 인생사가 다 그렇지만 과(過)하면 탈이 난다. 투자에 있어서도 쏠림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 다른 지역 또는 이질적인 금융상품 등과 같은 분산투자를 통해 금융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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