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반집 승부가 예측된다

제5보(86~100)


요다는 원했던 대로 하변의 흑을 거의 제로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백의 성공이고 흑의 실패였는가. “천만에. 백이 살긴 했지만 딱 2집을 내고 살았다는 것뿐이다. 흑은 그 과정에서 중원에 새로운 두터움을 얻었다. 나는 그 두터움의 크기가 10집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선수를 얻어 상변 삭감에 손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장쉬) 독자들은 하변에서 흑이 93으로 지켰으니 자체로 후수로 끝난 절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부분적으로는 확실히 흑의 후수였다. 그러나 흑93의 수비는 이른바 ‘후수의 선수’라는 것이다. 백은 좌하귀를 96으로 돌보지 않을 수가 없다. 검토실에서는 흑97의 삭감이 적절했느냐를 놓고 토론이 있었다. 흑97은 온건한 삭감으로 아마 정수일 것이다. 그러나 백98의 수비를 안성맞춤으로 만들어 주었으니 만약에 흑이 이 바둑을 패한다면 완착이라는 누명을 쓰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복기 때 장쉬는 흑97을 ‘이 한 수’라고 단언했다.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한 칸 더 깊게 가는 것도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수는 아닐 것이다. 무리를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세상이치가 아닌가.” ‘한 칸 더’라 함은 참고도의 흑1을 말함이다. 그것이면 백은 일단 2, 4로 활용한 후에 6으로 씌울 것이다. 계속해서 백10으로 공격한다면 이 흑이 과연 살 수 있을까. 해답은 ‘살 수 있다’이다. 그러나 흑이 사는 동안에 백은 적지 않은 부수입을 거둘 것이며 결과적으로 흑1은 무리였다는 분석이 나올 것이다. 실전보 백100이 놓인 시점에서 검토실의 왕리청 9단은 반집 승부라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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