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일 순매수 투신, 반등장 대비하나


전략비축유 방출ㆍ그리스 긴축안 통과 등 겹호재 국내 주식형펀드 순유입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투신권이 최근 5거래일간 5,997억원을 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고 있다. 일부에선 자금여력이 풍부한 투신권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반등장의 주도권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95포인트(1.70%) 오른 2,090.8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세력은 투신으로 정보기술(IT)과 금융업 등 낙폭 과대 업종 위주로 총 2,893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대내외 악재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이번 주 들어 투신권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5월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로 총 2조6,811억원이 순유입된 가운데서도 지난 17일까지 3,333억원 순매수에 그쳤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 투신의 적극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낸 요인은 그리스의 긴축안 합의와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 결정이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미국 정부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다는 것은 3차 양적완화(QE3)를 통해 자산가격만 올리는 방식이 아닌 직접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며 “그리스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더블딥 우려까지 완화되면서 투신권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략 비축유 방출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정유주에는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조업체의 원자재 매입 비용 감소 ▦기업의 투자여건 개선 ▦개인 소비 여력 개선으로 이어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비축한 투신권이 본격적인 반등장에 앞서 적극적인 매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두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에 비해 투신권이 주식시장에 투입한 자금은 30%에도 미치지 못 했다”며 “그리스 긴축안의 의회통과가 내주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더블딥 우려 해소로 미국 증시도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투신권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선 초반에서 바닥을 다진 후 지수 상단을 높이는 과정에서 국내 기관의 높은 자금 여력이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에도 적극적인 매수 기조를 보이지 않았던 투신권의 자금여력은 2조원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 주요 수급 주체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신을 비롯한 국내 기관이 반등장의 주도권을 넘겨받으면서 주도업종의 확산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정훈 연구원은 “이날 투신권의 움직임을 살펴 보면 기존 주도주인 차ㆍ화ㆍ정을 덜어내고 ITㆍ금융 등 낙폭과대 업종을 담았다”며 “투신권이 업종별 시가총액 비중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주도주의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