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리포트] 부시, 조각 등 잇단 비판에 '곤혹'

[월가리포트] 부시, 조각 등 잇단 비판에 '곤혹' 8년만의 공화당 재집권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당선자의 조각 내용을 놓고 시민단체, 월가 등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빌 클린턴 대통령은 부시 진영에서 마뜩찮아 할 내용의 규제를 두 건이나 막판에 서명했다. 부시 초대 행정부중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은 법무장관과 재무장관에 임명된 존 애시크로프트 상원의원과 폴 오닐 알코아회장. 애시크로프트는 공화당내에서도 극우파에 속하는 보수적인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보수적인 시민단체인 기독교연맹과 이글 포럼이 그의 의정활동에 100점 만점을 준 반면, 진보단체인 전국여성기구와 환경단체인 환경보전 유권자동맹이 0점을 준데서 그의 성향에 대한 여론의 평가를 잘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애시크로프트에 대한 의회 인준절차가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폴 오닐 회장의 경우 기업인, 예산행정관료로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감독할 재무장관에 걸맞는 경험이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오닐 회장이 딕 체니 부통령당선자의 친구였기 때문에 임명되었다며 부시의 선택이 아닌 체니의 선택이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다. 이 와중에 클린턴 대통령은 트럭의 배기가스 기준을 높이는 법안과 자연림 개발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트럭의 배기가스 기준 상향법안은 정유업계에서 결사적으로 반대해오던 것으로 정유업계와 친밀한 관계인 부시당선자와 체니 부통령당선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부시당선자가 백악관 입성 후 이들 법안을 폐기할 수는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법안 폐기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백악관 1호차의 번호판을 '대표 없이 과세 없다'는 슬로건으로 바꿔 부시 진영의 신경을 건드렸다. 미국내 50개주가 각각 2명의 상원의원을 뽑고 있지만 유일하게 의원 선임권이 없는 특별행정구 워싱턴 DC에도 의원 자리를 달라는 슬로건이다. 워싱턴 DC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85%가 고어를 지지했다. 따라서 공화당은 DC의 의원선임권에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맘에 맞는 번호판을 선택했을 뿐"이라며 "(부시대통령이 이를 싫어한다면) 번호판 바꾸는데 단돈 몇 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양 진영은 현재 경제상황을 놓고도 티격태격했다. 부시진영이 경기가 분명히 후퇴하고 있다고 말하자 클린턴진영에서 부시측이 경제상황을 정치적인 의도로 깎아 내리고 있으며 이는 경제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부시로서는 클린턴 재임시부터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고, 클린턴은 재임중 사상 최장의 경기호황을 주도했다는 점만 역사에 남기고 싶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는 민간인들에 의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마이애미 헤럴드 등이 재검표를 계속하고 있어 부시진영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재검표결과가 부시의 43대 대통령 당선에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정확한 선거결과를 파악해 역사에 남기고 여기에서 파생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재검표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검표결과 부시가 이기면 다행이지만, 패배할 경우 선거에 졌으면서 대법원 표결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상황이다. 가뜩이나 부시당선자의 능력부족 및 딕 체니 등 가신정치에 대한 우려가 적지않은 상황에서 이래저래 부시진영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드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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